‘어스’, 보고 또 봐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다!

윤이나, 김리은, 현경 ize 기자 2019.03.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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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 보고 또 봐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다!


‘어스’ 보세
루피타 뇽, 윈스턴 듀크, 엘리자베스 모스
윤이나
: 애들레이드(루피타 뇽)와 게이브(윈스턴 듀크)는 사춘기 딸, 아직 어린 아들과 함께 산타크루즈 해변 근처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이상한 우연이 겹치던 밤, 이들은 자신들과 완벽히 똑같은 모습을 한 또 다른 가족이 집 앞에 나타난 것을 보게 된다. ‘겟 아웃’을 통해 인종차별을 주제로 독창적인 공포 영화를 탄생시켰던 조던 필 감독이 또 다른 질문을 가지고 돌아왔다. 제목인 ‘어스(US)’가 의미하는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안에 ‘누가 미국인인가?’라는 질문을 숨겨놓는 솜씨가 탁월하다. 조던 필이 자신을 투영한 듯한 윈스턴 듀크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유머러스한 지점까지도 이야기를 위한 완급조절로 느껴질 만큼 심장을 쥐락펴락한다. 두 번 혹은 그 이상 봤을 때 의미가 생겨날 수 있는 작품으로, 공포를 견딜 수 있다면 반전이 있는 후반부부터의 모호한 은유에 자기 해석을 더하기 위해 재관람을 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저 루피타 뇽을 다시 보기 위해서 보고 또 본다 해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아틱’ 보세
매즈 미켈슨, 마리아 셀마 사라도티르
김리은
: 비행기 추락사고로 북극에 조난된 오버가드(매즈 미켈슨)는 변화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구조를 절실히 기다린다. 어느 날 헬기의 추락을 목격한 그는 생존한 여성(마리아 셀마 사라도티르)을 구해내 돌본다. 심각한 부상으로 구조가 절실한 그를 위해, 오버가드는 위험을 무릅쓰고 짐을 꾸려 임시 기지로 떠난다. 등장인물들의 신상정보나 조난 이전의 삶, 드라마틱한 서사를 과감히 생략했다. 단조로운 구성 탓에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덜어낸 자리를 주인공의 생존을 위한 여정으로 오롯이 채워 몰입도를 높인다. 극한의 상황에서 타인을 도우며 스스로 위로받는 오버가드의 모습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깊은 고찰을 남긴다. 특히 별다른 대사 없이도 인간의 본질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즈 미켈슨의 얼굴은 영화의 중심축 그 자체다.



‘콜레트’ 보세
키이라 나이틀리, 도미닉 웨스트, 엘리너 톰린슨, 데니스 고프
현경
: 프랑스 작은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란 콜레트(키이라 나이틀리)는 유명 편집자인 남편 윌리(도미닉 웨스트)를 따라 파리에서 살게 된다. 유흥과 도박에 빠진 윌리가 파산 위기에 처하자, 콜레트는 자신의 경험을 녹인 소설을 써서 그를 돕고자 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제한됐던 20세기 초, 편견과 속박에서 벗어나 당대 문화의 아이콘이 된 실존 인물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자의 외도, 퀴어 등 자칫 말초적으로 연출하기 쉬운 소재를 담백하고 잔잔하게 다룬다. 재치 있는 대사와 눈이 즐거운 소품 등 곱씹을수록 삼삼한 재미가 있지만, 강한 자극에 익숙해진 관객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콜레트로 분한 키이라 나이틀리는 제 옷을 입은 듯 매력을 뽐내며 모두를 사로잡고, 그의 깊은 눈빛은 다소 성긴 영화의 짜임새를 보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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