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떠나겠지만…오너일가 지배력은 '굳건'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3.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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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조원태 사장 대표이사 자리에 있어...지주사 한진칼, 경영권은 아직 조 회장에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제공=한진그룹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제공=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20,950원 ▼100 -0.48%) 대표이사를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오너일가의 한진그룹 지배력은 유지된다.

27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의결권 있는 주식 7004만주 중 64.1%만 연임에 찬성했다.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떠나겠지만…오너일가 지배력은 '굳건'
대한항공은 이사 선임과 해임을 특별결의사항으로 분류해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표만 확보하면 통과되는 일반 상장사들의 이사 선임 요건보다 까다롭다.

조 회장은 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약 175만주가 부족했다. 이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부결에는 전일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주식 11.56%를 보유한 2대주주다.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 실패로 대표이사 자리 유지가 힘들어졌지만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우선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등기임원)에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있다. 또 특수관계인 지분 33.3%도 그대로 유지된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오너일가→한진칼→대한항공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오너 일가는 한진칼의 지분 29%를 보유 중이다. 지배구조로 보면 아직 오너일가의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굳건하다.

조 회장도 사내이사(대표이사) 자리 유지에 실패한 것이지 경영 참여가 원천적으로 막힌 것은 아니다. 석태수 부회장(한진칼 대표이사)이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전문경영인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여론을 확인한 만큼 조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에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최근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가 한진칼의 지분 12.8%를 보유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 오너일가의 경영권 유지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KCGI는 오는 29일 예정된 한진칼 정기주총에 주주제안을 시도했으나 보유기간(6개월) 미달로 안건 상정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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