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적정'에 한숨 돌렸지만…주가는 '↓'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이태성 기자 2019.03.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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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금호산업, 관리종목 해제·주요 지수 잔류…신평사 "실적 악화·회계신뢰 하락·유동성 위험 여전"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적정'에 한숨 돌렸지만…주가는 '↓'


아시아나항공 (11,070원 ▲40 +0.36%)이 감사의견 '한정'으로 인한 쇼크에서 차츰 벗어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 관리종목에서 해제되는 한편, KRX300 등 기존 지수에도 잔류하게 됐다. 그러나 신용등급 하향 리스크는 남아있어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26일 아시아나항공은 전일대비 605원(14.98%) 떨어진 3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호산업 (4,110원 ▼30 -0.72%)은 3200원(25.91%) 급락한 9150원을 기록했고, 아시아나IDT (18,000원 ▲1,010 +5.94%)는 1.49% 떨어졌다. 에어부산 (2,765원 ▼20 -0.72%)만 2%대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재감사를 통해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정정했다고 공시했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이 '한정'의견을 내놓은 지 나흘 만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충당금 추가반영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반영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 감사법인의 한정의견 제시 사유를 해소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오는 27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을 해제한다. 아시아나항공 탓에 한정의견을 받아 관리종목에 지정됐던 금호산업도 함께 관리종목에서 벗어난다. 상장채권인 아시아나항공86는 같은 날 거래정지가 해제된다.



또 거래소는 KRX300 등 주요 지수에서도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을 제외하지 않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재감사로 금호산업도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기관의 매물 폭탄 우려도 사라졌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주요 지수에서 제외될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져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신용평가등급 하향 리스크는 여전하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직후 'BBB-'인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과 'A3-'의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해 'BB+' 이하가 될 경우 그동안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조기상환 트리거(Trigger)가 발동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ABS 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1조2000억원 규모다.

신용평가사들은 유동성 위험을 자세히 살펴봐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적정 감사의견을 받아 당장 신용등급을 강등하긴 쉽지 않아졌지만 재무제표 악화, 회계 신뢰 하락, 재무 위험 등이 여전한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7조1834억원으로 전년대비 8.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88.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나흘 전 '한정'의견을 받았던 감사보고서상 재무제표보다 더욱 악화됐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종전 887억원에서 282억원으로 3분의 1 토막났다. 순손실은 1050억원에서 1959억원으로 2배 늘었다.

신평사 관계자는 "한정 감사의견이 이번 사태를 촉발한 것은 맞지만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전환됐다고 해서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던 것을 바로 바꾸진 않는다"며 "기대 이하의 실적, 회계정보 신뢰 하락, 유동성 위험 등은 여전하다. 이를 전반적으로 검토해 신용등급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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