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 최대 26억 '부동산 달인' 최정호 "시중자금 많아 시장 안정세 흔들릴 수도"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한지연 기자 2019.03.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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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GTX 전담 추진단 설립 추진"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 이동훈 기자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 이동훈 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후보자의 다주택 소유와 '꼼수 증여'의혹, 갭투자 등 부동산 문제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부동산 정책을 주관하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정부 기조와는 정반대로 2주택 1분양권을 소유해 무려 23억~26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며 공세를 가했다. 반면 여당은 최 후보자가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소유했다고 엄호하는 동시에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 기회를 제공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5일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최 후보자의 업무수행 능력과 자질 등을 검증했다.



◇국토부 장관이 다주택자?…투기 의혹 공세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분당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한) 2월 18일 전까지 주택 3채를 보유한 것이 정당하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분당 아파트가 1억5000만원에서 10억원이 됐고, 잠실 아파트는 3억1000만원에서 13억원으로 10억원 재산이 늘었다"며 "세종 펜트하우스는 6억8000만원에서 5억원 시세차익이 있어 3채를 모두 합하면 시세차익이 23억원"이라고 지적했다. 매입가는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를, 시세는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 등을 참고한 결과다.



이 의원은 "(주택을 매수한 분당, 잠실, 세종이) 전부 투기지역"이라며 "다주택 투기 장관이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 자격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도 "세 채의 시세차익을 합쳐보니 26억원에 달하더라"며 "서민들 입장에선 위화감을 느끼지 않겠느냐"고 질의했다.

보유한 잠실 아파트의 전세금을 높이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최 후보자는 "단기 투자가 아니라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했다. 잠실 아파트는 작년부터 매도하려 내놨고, 세종시 아파트는 오는 8월 입주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 후보자는 "집은 주거 공간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이번 계기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장관이 된다면 서민 주거복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딸 부부에 '꼼수증여' 의혹 집중 추궁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분당 아파트를 딸 부부에게 '꼼수 증여'했단 의혹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최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당시 3주택자였다가 지난달 18일 딸과 사위에게 50%씩 분당 아파트를 증여했다. 증여 후 현재는 일시적 2주택자가 됐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최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 후보자 지정 사실을 알고 증여를 했다며 시점을 문제삼았다. 최 후보자는 "1월 20일쯤 후보군에 들었다고 통보를 받았고 증여 계약서는 2월18일에 작성했다"고 답했다.

분당 아파트 증여 후 월세 임대차 계약도 문제가 됐다. 최 후보자는 분당 아파트 증여 후 딸과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60만원의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계약 주체에 딸만 있고 50% 지분을 보유한 사위와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민 의원은 "딸과 사위 모두 50%의 지분을 가진 만큼 위임을 할 수 없다"며 "사위 없이 딸과 계약한 것은 무효이자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최 후보자는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고 딸이 임대차 계약을 맡기로 사위와 얘기가 된 것"이라면서도 "서류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자기 논문 표절 논란 관련 최 후보자는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점이 있었다"고 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 이동훈 기자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 이동훈 기자
◇ 부동산시장 안정세 확고하지 않아… 실수요자 지원 확대

부동산 정책 관련 최 후보자는 시장 안정세가 확고하지 않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유동자금, M2(광의통화)가 아직도 2700조원에 이르고 있어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언제 다시 부동산 시장 안정세가 흔들릴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동자금을 부동산 직접투자보다 산업·금융자본에 투자하도록 범정부로 협업하는 것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하자 최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을 적극 건의 말씀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서민, 실수요자, 무주택자에 대한 지원 확대 방안은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공공임대주택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 후보자는 "품질을 높이고 6.7%에 불과한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수준인 8%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일부 임대주택의 경우 분양전환 물량도 포함돼 현재 계획보다 더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동의했다.

아울러 영남권 신공항과 코레일과 SR 통합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최 후보자는 "신공항 검증 결과가 발표되면 지역과 적극 소통하며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철도 통합은 어떤 방향이 철도 안전에 기여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는 지역균형발전, 환경, 국민 편익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교통 관련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전담 추진단이 설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국토위는 청문회 오는 26일 별도 전체회의를 열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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