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자율주행차 개발 속도 내는 EU…한국 수출 확대 기회"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19.03.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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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EU, 디젤게이트발 환경규제 강화에 자동차 시장 구조 개편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유럽연합(EU) 자동차시장이 친환경,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전기배터리, 정보통신기술 업체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최다희 과장, 고종석 조사역은 24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EU 자동차시장의 중장기 발전방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EU 자동차시장은 디젤게이트 이후 구조변화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며 "역외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전기 및 정보통신 관련 비자동차 제조기업들의 참여 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디젤게이트는 2015년 폭스바겐그룹이 디젤차 배기가스 배출량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사건으로, 이후 EU는 자동차 관련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EU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EU 자동차시장 구조 개편이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EU지역 연간 신차 판매대수는 2017년 기준 1700만대로 세계 2위권에 해당하며, 전세계 자동차 생산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가별 자동차·부품 수출비중은 미국 31.2%, EU 19.7%, 중남미 9.1% 등이었다. EU에 대한 의존도가 두 번째로 높았다.

이 가운데 EU집행위원회는 2021년 승용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목표를 2015년 대비 27% 감축하고, 2030년에는 2021년 대비 37.5% 추가 감축하기로 하는 등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EU에 속한 주요국 정부는 향후 10~20년내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중단하는 정책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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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완성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으로 눈을 발 빠르게 돌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컨설팅 업체 맥킨지 등은 2030년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20~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는 폭스바겐, 다임러 등 EU 주요 자동차기업들은 자율주행 부문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ICT기업 인수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다임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차량공유기업 9개사를, 폭스바겐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자동차서비스 결제시스템 개발기업 등 5개 IT기업을 인수했다.

보고서는 "EU시장에서 촉발된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구조변화는 우리 경제의 핵심부문인 자동차 산업의 중점 추진과제들과 관련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며 자동차 공급망 체계 변화와 배터리·전장부품 등 수요 확대에 대한 정부, 기업 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자동차시장 구조변화의 핵심이 기존의 수직·폐쇄적 자동차 공급망 구조가 개방적 네트워크 형태로의 전환에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이같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기차시장은 내연기관차보다 필요한 부품 종류가 적어 신규 업체의 진입이 용이하고, 자율주행차시장에서는 ICT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 타산업과의 협업이 불가피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보고서는 EU 자동차시장 구조 변화가 전기배터리, ICT 부문 경쟁력이 높은 한국에는 수출 기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들 산업의 성장동력화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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