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홀대 정부? '文의 관심' 드러낸 네 장면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9.03.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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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동산담보 면책·창업육성 가점..文 "그게 꼭 돼야"-21일 기업은행 방문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을 마치고 참석 금융인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03.21.   photo1006@newsis.com【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을 마치고 참석 금융인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03.21. [email protected]


21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2층. 문재인 대통령이 이 은행 직원 20명과 둘러앉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 참석하기 전 현장 직원들과 대화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금융 비전의 화두인 일괄담보제, 콘텐츠투자 관련 기업은행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질문도 던졌다. 대화는 때로 함께 웃음을 터뜨리는 등 화기애애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대화 자리에 함께 하며 문 대통령 질문에 답변하기도 했다.



김도진 은행장은 "직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일들을 허심탄회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대화를 시작했다.

#극한직업 투자 "그건 벌었겠네…수익 미진하더라도 해주길"= 문화콘텐츠 금융을 담당한다는 이한결 대리는 "매년 약 4000억원 자금을 (영화) 투자와 대출에 공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투자 영역도 게임이나 디지털 콘텐츠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흥행 가능성을 보고 투자해서 수익이 나면 이익을 배분 받는 거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 손실을 볼 수도 있고요?"라고 물었다. 이 대리는 "네, 손실을 볼 수도 있다"며 "잘 선택해야 한다"고 답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손실 보면 야단맞지 않습니까"라고 재차 묻자 이 대리는 "그래도 수익을 좀 더 많이 내는 편입니다 현재는"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금 모범적으로 하면 좋겠다"며 "수익이 나면 더 좋겠지만 수익이 다소 미진하더라도 문화 콘텐츠 산업들을 계속적으로 육성하는 차원에서… 은행에서 투자까지 해준다니까 더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에 흥행한 '극한직업'도 여기서 투자를 했다"고 거들었다. 문 대통령은 "그래요? 그건 좀 벌었겠네"라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다시 함께 웃었다.


최 위원장은 "(콘텐츠가) 돈이 될지 확실성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일반 금융 회사들은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기업은행이 앞장서고 있어서 요즘에 좀 히트한다는 영화를 보면 주요 투자자에 항상 늘 김도진 행장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박수소리 속에 문 대통령도 함께 박수를 치며 "또 다른 분"이라고 화제를 돌렸다.

#부동산담보 탈피 강조 "적극 면책"= '스마트 동산 담보 대출'을 기획했다는 직원은 "은행에서 동산보다 부동산 담보 더 선호하는 이유는 부동산은 이동 가능성 없어 사후관리 부담이 없고 또 경매 시장이 발달돼 평가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최근에 정부에서 정책과 제도 잘 마련해주셔서 동산 담보 활용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담당자 입장에선 굉장히 큰 부담이겠다. 잘되면 좋은데 행여 잘못되면 문책을 받는다든지 그럴 수도 있을 테니까"라며 "그럴 경우 어떻게 합니까 행장님"이라고 말했다.

김도진 행장은 "본인 중과실, 고의 아니라면 면책시켜주는 걸로 정부와 협의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적극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저희들이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그런 부분 적극 반영해서 높은 점수 받으시면 종합검사 부담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게 꼭 돼야 할 것"이라며 "욕심 같아선 좀 더 나아가서 담보가 아니라 정말 기술력, 미래 성장 가능성 그런 것을 보고 투자·대출할 수도 있는 것이다. 거기까지 가야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 참석에 앞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3.21.   photo1006@newsis.com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 참석에 앞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3.21. [email protected]
#창업육성 가점..금감원장 "드리겠다"= 창업기업 육성을 담당하는 세 번째 직원은 "은행 영업점 공간 활용해서 창업 기업자에 공간도 제공하고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제공하고 있다"며 "서울 2곳 개설해 마포, 구로에 있고 올해 5월에는 부산에 3번째 '창공'(창업 공간)을 개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은행이 이런 역할까지 할 줄 몰랐는데"라며 "아예 창업 자체를 지원하고 육성하고 한다 그러면 금융위 업무 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나 산업통상자원부 쪽하고 업무도 연관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기업은행 뿐 아니라 다른 민간 시중은행도 투자 쪽으로 많이 나가야 된다"며 "정부 뿐 아니라 공공기관, 지자체, 금융권, 민간기업 연계하면 훨씬 창업 기업들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IBK 창공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금감원장은 (면책뿐 아니라) 이런 일에 대해서는 아예 평가 때 가점을…"이라며 웃었다. 홍남기 부총리도 "가점을 좀 주시죠"라고 거들었고 윤 원장은 "드리겠다"고 답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감독은 가점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공공기관 평점 가점도 중요하니까"라며 웃었고, 홍 부총리도 "유념하겠다"라고 화답했다. 기업은행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혁신금융…文 "은행 스스로 시작, 감사"= 네번째 직원은 소상공인 대출 담당자였다. 그는 "최근 정부에서 2000억을 출자해줘서 기업은행이 중소상인, 소상공인 위해 1%대 저금리 특별 상품을 출시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자 "대부업체라든지 제2금융권, 고금리에 의존하는 분들에게 1% 저금리 아니더라도 중금리라도 은행에 끌어들여서 이자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것까지는 생각해 볼 수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행장이 "그런 개발, 상품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포식 행사 시간이 됐다는 관계자 요청에 "오늘 나온 이야기들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마무리발언 격으로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저조차도 '은행이 만날 안정적인 주택담보대출, 그런 쪽으로만 해 가지고 은행은 뭐 (수익) 높아지고, 수익도 많이 올리지만 자금이 혁신 현장이나 기업이나 소상공인이라든지 제대로 가지 않고 있고 그게 오히려 가계 부채를 늘려서 사회에 여러가지 부담을 주고 있다, 우리 전체 경제 영역에서 가장 변하지 않는 곳이 금융권이다' 이런 얘기 많이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말씀 들어보면 이미 은행 스스로 굉장히 많은 혁신금융도 시작하고 있다"며 "정말 감사 드리고 싶다. 그런 것들이 충분히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며 "우리가 조금 더 나아가서 혁신성장을 금융이 이끄는 시대가 앞당겨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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