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내외 유수 의결권 자문사들에 이어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까지 현대차의 '백기사'로 나서면서, 현대차 완승으로 표 대결이 싱겁게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엘리엇은 지난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을 철회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 온 투기자본이다 보니 현대차 입장에서도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14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제안에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사측이 제안한 안건은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배당)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정몽구·정의선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선임의 건 등이다.
반면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등 총 7조원에 육박하는 배당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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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대차의 사외이사로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생산 및 판매하는 발라드파워스시템의 로버트 랜달 맥귄 회장을,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로는 중국 전기차 업체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로버트 알렌 크루즈 CTO(최고기술경영자)의 선임을 요구했다. 수탁자책임위는 엘리엇의 이런 주주제안에 찬성할 경우 이해상충, 기술유출 등의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수탁자책임위의 이날 결정으로 엘리엇과 갈등을 빚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유수의 의결권 자문사들에 더해 든든한 주총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앞서 13일에는 국내 대표 의결권 자문기관인 기업지배구조원이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회사측 제안에 모두 찬성, 엘리엇 제안은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현금배당 안건에 대해서는 회사측 안에 찬성, 엘리엇 안에 '불행사'를 권고하며 실질적으로 회사측 안을 추천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현대차와 동일하게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회사측 안에 모두 찬성하고, 엘리엇 제안에 모두 반대했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도 엘리엇이 제안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배당 안건에 반대를 권고하며, 회사측 손을 들어줬다.
엘리엇의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Hyundai) 홈페이지/사진제공=엘리엇 매니지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