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표대결 D-1…승기잡은 '현대차' 다급해진 '엘리엇'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9.03.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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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유수 의결권 자문사 이어 국민연금도 현대차 손들어줘…엘리엇, 주주에 막판 지지 호소문

주총 표대결 D-1…승기잡은 '현대차' 다급해진 '엘리엇'


현대차 (242,000원 ▲1,000 +0.41%)·모비스 주총 표대결을 하루 앞두고 든든한 우군들을 얻은 현대차는 한결 여유로운 표정인데 반해, 수세에 몰린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은)는 다급해진 모습이어서 대비된다.

특히 국내외 유수 의결권 자문사들에 이어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까지 현대차의 '백기사'로 나서면서, 현대차 완승으로 표 대결이 싱겁게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22일 오전 9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 시즌을 앞두고 지난달 엘리엇이 배당금·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한 주주제안을 해오면서 공세를 퍼부어 이슈화됐다.

더욱이 엘리엇은 지난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을 철회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 온 투기자본이다 보니 현대차 입장에서도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국내외 유수 의결권 자문사들이 엘리엇 안에 반대 의견을 낸 데 이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228,500원 ▲2,500 +1.11%)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까지 현대차 편에 서면서 회사 측 승리가 우세해졌다는 분석이 높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14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제안에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사측이 제안한 안건은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배당)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정몽구·정의선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선임의 건 등이다.

반면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등 총 7조원에 육박하는 배당을 요구했다.


또 현대차의 사외이사로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생산 및 판매하는 발라드파워스시템의 로버트 랜달 맥귄 회장을,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로는 중국 전기차 업체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로버트 알렌 크루즈 CTO(최고기술경영자)의 선임을 요구했다. 수탁자책임위는 엘리엇의 이런 주주제안에 찬성할 경우 이해상충, 기술유출 등의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수탁자책임위의 이날 결정으로 엘리엇과 갈등을 빚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유수의 의결권 자문사들에 더해 든든한 주총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앞서 13일에는 국내 대표 의결권 자문기관인 기업지배구조원이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회사측 제안에 모두 찬성, 엘리엇 제안은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현금배당 안건에 대해서는 회사측 안에 찬성, 엘리엇 안에 '불행사'를 권고하며 실질적으로 회사측 안을 추천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현대차와 동일하게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회사측 안에 모두 찬성하고, 엘리엇 제안에 모두 반대했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도 엘리엇이 제안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배당 안건에 반대를 권고하며, 회사측 손을 들어줬다.
엘리엇의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Hyundai) 홈페이지/사진제공=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의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Hyundai) 홈페이지/사진제공=엘리엇 매니지먼트
상황이 이렇자 엘리엇 측은 주총 하루 전인 21일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공식 서신까지 발송했다. 그만큼 자신들의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엘리엇은 주주들에게 "현대차그룹이 대차 대조표를 정상화하고, 기업 경영구조를 개선해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바탕을 함께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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