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소정이]'연동형 선거제'땐 여성의원 최소 60명 '역대 최다'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2019.03.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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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소소한 정치 이야기]"그래봤자 20%…여성 의원 비율 더 높아져야"

20대 총선 당시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그래픽=이승현 기자20대 총선 당시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그래픽=이승현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내놓은 '지역구 225석‧권역별 비례대표 75석'의 새 선거제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총선에 실제로 적용될 경우, 여성 국회의원 숫자가 60명대를 웃돌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여성 비례 확대…지역구 축소 영향에도 여성은 '무풍'



2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선거제 개편안을 분석한 결과, 권역별 비례대표 후보자의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고 후보자 명부 매 홀수에 여성을 추천하도록 규정한 새 선거제 개편안 덕분에 여성 의원들이 크게 증가한다. 비례대표 의석수가 현행 47석에서 75석으로 늘어나니 자연스레 여성 의원 숫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지역구 총 의석수가 줄어들어도 여성 의원이 속한 지역구는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전망이다. 현재 여성 의원들의 지역구는 대부분 수도권이다. 전문가들은 새 선거제 개편안에 따라 지역구가 통폐합된다면, 수도권보다 지역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전국 지역구가 225석으로 줄어들 경우 인구 수가 적은 26개의 지역구가 통폐합 우선 대상지역이다. 20대 총선 여성 의원 중 이곳에 속하는 지역구를 가진 의원은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 단 1명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음 총선에서도 현재 여성 의원 지역구에 여성들이 당선되는 등 수도권에서 지금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여성 의원들이 선전한다면, 이번 개편안이 여성 의원들의 지역구엔 영향을 많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총선 당시 여성 국회의원 지역구/그래픽=이승현 기자20대 총선 당시 여성 국회의원 지역구/그래픽=이승현 기자
◇여성 의원 60석 '돌파' 전망…역대 최고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여성 의원 숫자가 현재와 거의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권역별 비례대표 여성 의원 숫자가 최소 38석(75석의 절반 이상)으로 현재보다 13석 이상 증가하면 여성 의원 숫자는 총 60석을 웃돌게 된다. 20대 총선 당시 당선된 여성 의원의 숫자는 총 51석으로 지역구가 26석‧비례대표가 25석이다.


한국의 여성 의원 비율은 1990년대까지 5% 미만의 매우 낮은 수준이었으나 2000년 16대 총선 때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20대 총선에서 51석으로 15%를 넘어섰다. 새 선거제 개편안 하에서 여성 의원 숫자가 60명을 넘게 되면 여성 의원 비율은 사상 최초로 20%를 돌파하게 된다.

최영일 정치평론가는 "비례대표 제도의 본래 의미는 지역구 제도의 고질적인 문제인 남성‧지역 유지 중심의 국회를 물갈이 하고 다양성을 대변할 수 있는 의원의 진출 통로를 넓힌다는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여성‧청년‧직능별 대표의 국회 진출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아직도 20%대…"성별 비례성 강화해야"


새 선거제 개편안에 따라 여성 의원 숫자가 대폭 증가하지만 성별 비례를 맞추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한국의 여성 의원 비율은 아시아 국가에 비해 낮지 않지만 여성 의원이 45%를 차지하고 있는 스웨덴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 평론가는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나 여성 국회의원이 총 60명대를 차지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제도적 보완을 통해 성별 비례를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유엔 권고 여성의 정치참여율이 30%이므로 우리는 아직 부족하다"며 "여성에게 열악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개선함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여성 국회의원 숫자 증가"라고 여성 의원 비율 증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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