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737 맥스8'과 '한·중 하늘길' 사이 엇갈리는 항공업계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03.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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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호재 한꺼번에 받아든 항공사들…보잉 계약상황·항공사 규모 따라 셈법 제각각

'B737 맥스8'과 '한·중 하늘길' 사이 엇갈리는 항공업계


항공업계가 보잉의 'B737 맥스8' 추락과 한·중 하늘길 확대 이슈를 한꺼번에 받아들면서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악재와 호재가 교차해 업체마다 복잡한 계산식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B737 맥스8은 국내서 운항 금지는 물론 영공 통과도 금지된 상황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서도 멈춰섰다. 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에서 B737 맥스8 모델이 추락해 탑승자 157명이 숨진 사고가 벌어진 지 일주일도 안 돼 이뤄진 결정들이다.



이 문제는 FSC(대형항공사)와 LCC(저비용항공사)를 가리지 않고 파장을 끼쳤다. 국내서 B737 맥스8 두 대를 운영 중이던 이스타항공은 자발적으로 운항 중단한 데 이어 항공편 취소·변경 수수료까지 면제했다.

해당 모델 도입을 앞뒀던 △대한항공 (21,700원 ▼150 -0.69%)제주항공 (11,020원 ▼80 -0.72%)티웨이항공 (2,680원 ▼65 -2.37%)은 안전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걸며 도입 연기를 알렸다. 자연스럽게 중단 항공기 보관비용, 계약 취소 위험 등이 악재로 꼽혔다.



B737 맥스8 도입 계획이 없었던 △아시아나항공 (10,910원 ▼200 -1.80%)진에어 (12,910원 ▼300 -2.27%)에어부산 (2,820원 ▲20 +0.71%) △에어서울은 이 악재에서 벗어났다. 에어버스, B777 등 다른 기종을 운영하는 이들이 호재를 얻었다는 분석이 따라붙었다.

생각보다 B737 맥스8 운항 중단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 기종 반납연기, 맥스8 도입 이후 대여비용 지급 등의 방식으로 (관련 업체들의) 추가비용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는 사이 항공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3~15일 열린 한국과 중국의 항공회담에서 두 나라가 양국 간 운수권을 총 주 70회 늘리기로 합의한 것이다. 확보된 운수권은 이르면 다음달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통해 배분될 예정이다.


중국 운수권 확대는 FSC와 LCC에서 엇갈린 분위기가 나타났다. 그동안 70개 노선 중 56개에 달했던 독점 노선(1노선1사제)의 폐지를 LCC가 반긴 것이다. 그동안 이 제도로 중국 진출이 어려웠던 LCC들이 도전장을 냈다.

제주항공 측은 별도 입장을 내 "2006년 중국 산둥성과 하이난에 대한 부분 자유화 합의 이후 가장 큰 성과"라며 "유럽보다 더 큰 중국 시장이 열렸다"고 반겼다. 이어 "1노선1사제 폐지는 독점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로 항공업계에서 부단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혜택은 소비자 후생 증대로 연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일본, 동남아와 달리 중국 노선의 가격이 비쌌다"며 "LCC가 경쟁하게 되면 운임 인하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LCC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점노선 폐지가 LCC 운수권 확대로 이어져 노선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FSC는 LCC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FSC 관계자는 "(운수권 배분은) 규정에 따라 공정히 배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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