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첫 비토, 첫 위기…궁지 몰린 트럼프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3.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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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후 첫 실질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그를 굳건히 지지해 온 공화당 의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공화당의 '반란표'와 함께 최근 상원에서는 예멘 내전 지원 중단·국가비상사태 선포 취소 등의 결의안이 통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비토)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안건들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임기 후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임기 초부터 시끄러웠던 '러시아 스캔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옥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결탁 의혹을 조사해 온 로버트 뮬러 특검은 2년 만의 수사를 마치고 조만간 법무부에 보고서를 제출한다. 미 하원은 이에 지난 14일 보고서 내용 공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는 "특검은 결코 임명되지 않았어야 했고 뮬러 보고서도 없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위기 타개를 위해 새로운 실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그동안 자신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미국의 경제 호황을 언급하며 위기를 무마해왔다. 그러나 미국 2월 실업률이 3.8%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나타내는 지표에도 그의 국정지지율은 39%(15일 갤럽)로 전월대비 4% 가까이 하락했다. '경제를 살렸다'는 그의 호소가 미국 유권자들에게 효과적이지 않게 된 것이다. 다가오는 2020년 재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북한 비핵화 등 외교 문제의 해결을 통해 성과를 내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급한 쪽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것. 협상의 칼자루가 상대에게 넘어갈 수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말 뉴욕증시가 무역전쟁의 여파로 하락하자 미 협상대표단에게 조속한 미중 협상 타결을 재차 주문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견해 차이로 협상이 길어지면서 오는 4월로 예정된 양국의 정상회담이 6월로 미뤄진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북한도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며 강경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대화를 지속하기를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긴박한 정황 속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결단을 내릴까? 무역 담판과 비핵화 협상은 한국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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