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영업익 1兆 뚫었지만…"실적 고점 지났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9.03.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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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지난해 영업이익 1조238억…전년比 39.8% 증가

지난 1월 30일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직원들이 LNG운반선 건조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대우조선은 전 세계 발주된 LNG 운반선의 약 30%를 수주했다./사진=안정준 기자지난 1월 30일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직원들이 LNG운반선 건조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대우조선은 전 세계 발주된 LNG 운반선의 약 30%를 수주했다./사진=안정준 기자


대우조선해양 (31,000원 ▼200 -0.64%)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2015년부터 진행된 경영정상화 작업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공장을 돌릴 일감이 많았던 데다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누적된 구조조정 효과로 고정비가 내려간 덕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회사 영업이익은 당분간 하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14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9.8% 늘어난 1조23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9조6444억원으로 같은 기간 13.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50.4% 줄어든 3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경영정상화 작업 시작 이후 최고치다.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공장을 돌릴 일감이 타 조선사 보다 많아 고정비 절감 효과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조선은 2018년 기준 조선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중 가장 규모가 큰 23조원 수준의 수주잔고를 보유했었다.



지난해 인도된 선박 가운데 고부가 선종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비중이 높았던 것도 영업이익 약진의 발판이다. 지난해 대우조선은 21척의 LNG선과 컨테니어선 5척, 탱커 8척 등을 인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말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과 드릴십 2척 인도 합의로 평가 환입된 기설정 대손충당금 약 3000억원도 영업익 상승에 기여했다.

누적된 구조조정 효과도 고정비 절감으로 연결됐다. 대우조선은 경영정상화가 시작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약 6200억원 규모의 자산 및 자회사 매각을 단행했다. 직원은 희망퇴직과 정년퇴직을 포함해 약 3600명이 줄었고, 임원은 30% 감소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를 고점으로 당분간 하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올해와 내년 대우조선의 영업이익을 각각 3911억원과 3891억원으로 추정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지난해를 저점으로 올해부터 영업이익이 반등할 것으로 예견된 것과 반대다.

그동안 영업이익 도약의 뒷심이었던 일감이 이제는 줄어든 데다 올해 인도되는 고부가 선종 비중은 지난해 보다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실사를 앞둔 대우조선에 수주잔고 규모와 그 가치는 중요하다"며 "현재 수주잔고 상태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인수하게 될 대우조선의 가치가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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