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고용, '1년 침체'서 반등…과제는 민간 확산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9.03.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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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통계청 '2월 고용동향'…홍남기 부총리 "민간 일자리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과제 속도감 있게 추진"

2월 고용동향 주요지표/자료=통계청2월 고용동향 주요지표/자료=통계청


일자리가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용을 보면 안심할 수 없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따라 60세 이상 임시직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제조업 부진 여파로 경제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40대 취업자는 급감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34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만3000명 늘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월(33만4000명) 이후 가장 컸다.



연령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한참 일할 나이인 30~39세, 40~49세 취업자는 11만5000명, 12만8000명 줄었다. 30대와 40대는 인구 자체가 각각 10만6000명, 14만명 줄었다. 하지만 인구 감소폭보다 취업자 감소폭이 더 커 인구 요인을 제거한 30대, 40대 고용률이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떨어졌다.

결국 경기 부진이 30, 40대 일자리에 그림자를 드리운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연령대보다 30, 40대 종사자가 많은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 전년 대비 15만1000명 줄었다.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도소매업 취업자도 전년 대비 6만명 줄었다. 제조업 생산품을 판매·유통하면 도소매업으로 분류된다.



성재민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중국 수출 둔화, 미·중 무역마찰 등으로 제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30,40대 취업자는 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6만3000명 늘어나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실업자 수는 늘어 2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9.3.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6만3000명 늘어나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실업자 수는 늘어 2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9.3.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와 달리 60세 이상 취업자는 39만7000명 증가했다. 연령별 취업자 증감 폭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3년 7월 이후 36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60세 이상 고용률은 1.8%포인트 뛴 37.1%를 기록했다. 60세 이상이 선전한 덕에 고용률(59.2%→59.4%)도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 1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일자리 약 25만 개가 생겼다. 대부분 임시직이다. 이에 따라 임시직 일자리 감소 폭은 지난 1월 21만2000개에서 지난달 4만3000개로 대폭 축소됐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도 2만1000명 증가했다. 청년층 실업률 역시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한 9.5%로 집계됐다. 청년층 고용이 선방한 배경에도 정부가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 구직촉진수당 등의 재정 사업이 청년 고용을 촉진했다.


문제는 정부 주도형 일자리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취업 기간이 3개월~1년이다. 청년 고용도 정부 재정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청년과 노인은 정부 정책을 지원받고 있지만 그 중간인 30~40대는 직장을 나와도 재취업할 곳이 많지 않다"며 "민간 일자리가 많이 창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월별 지표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수풀대책, 투자활성화, 산업혁신 등 민간 일자리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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