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피할 수 있나… 英 오늘도 투표한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3.13 10:21
글자크기

하원, 13일 '노딜 배제' 여부 투표
14일에는 '브렉시트 연장' 투표…
EU와 합의안 재재협상은 어려워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노딜 브렉시트'(합의없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위험이 커지면서 이제 남은 두 번의 투표에 관심이 집중된다. 투표를 통해 브렉시트 시한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얼마나 연장될지, 새 합의안도 거부한 영국의 다음 선택은 무엇인지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새 합의안을 149표차로 부결시켰다. 찬성 242표, 반대 391표였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투표 직전까지 하원의원들에게 호소했던 합의안 승인투표가 허무하게 부결됨에 따라 이제 예상할 수 있는 남은 투표는 두 차례다.

먼저 13일 영국 하원의원은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할 것인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다. 노딜 브렉시트를 받아들인다면 기존에 유럽연합(EU)과 맺었던 통상협약 등의 유예기간 적용 없이 예정된 시한(이달 29일)에 브렉시트를 단행하는 것을 뜻한다. EU와 합의없는 이혼인 셈인데 영국은 물론 전세계에 단기간 극심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강경파를 제외하고 영국 의회 다수가 노딜 브렉시트는 피하는 쪽으로 투표할 것이란 게 외신의 관측이다.



만일 영국 하원의원들이 노딜 브렉시트 배제에 뜻을 모은다면, 다음 날인 14일에는 브렉시트를 연장할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다.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연장안에 동의한다고 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기간을 연장할지가 중요 문제로 떠오르는 데다 일단 연장을 통해 시간을 벌면 야당 등을 중심으로 제2 국민투표,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말, 브렉시트 연기 표결을 제안한 자리에서 "어느 정도의 연기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가능한 빨리 브렉시트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 구체적 시한은 못박지 않았다.


다만 최근 장 클라우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도널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브렉시트가 늦어도 5월23일 전에는 일어나야 할 것이란 의견을 전달했다. 차기 유럽의회 구성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5월23~26일 실시되기 때문이다. 만일 선거일까지도 영국이 EU 회원국으로서 지위를 유지하면서 의회 선거에 불참하고자 한다면, 이는 또 다른 법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또 브렉시트 연장안은 영국 의회에서 통과돼도 EU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오는 21~22일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메이 총리는 12일 의회에서 "만일 연장안에 찬성한다면 EU 측에 영국이 연장을 통해 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전달해야 할 것"이라며 "제2 국민투표를 원하는지, 여전히 합의하에 EU를 떠나길 원하는지, 아니면 EU에 남기를 원하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영국 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든 EU와 또다시 재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세 번째 협상은 없다"고 못박았고, 투스크 상임위원장 역시 12일 영국 하원 투표 부결 소식을 듣고 "실망스럽다"며 "EU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고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