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당선은 김정은… 北은 왜 선거를 할까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3.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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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들 충성심 보이려 아침부터 줄서… "탈북 주민들 파악 용도로도 활용"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북한이 10일 우리로 치면 국회의원 선거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르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백두산 선거구 대의원 후보에 출마해 두 번째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김정은 위원장의 100% 당선이 확실한 선거, 북한은 왜 치를까?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북한이 '유명무실한' 선거를 치른다"고 보도하면서 북한이 왜 선거를 치르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각 선거구마다 나홀로 등록한 후보자에게 찬성표나 반대표 둘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선거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두번째다. 투표는 북한의 만 17세이상 주민들이 참여하고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다.

찬반투표 형식이지만 찬성은 그냥 종이를 투표함에 넣으면 되고, 반대할 때는 기표소에 들어가 반대에 표시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공개투표이다.



앞서 5년 전인 13기 선거 때 투표율은 99.97%, 687명의 후보자가 전원 당선됐다. 김정은 위원장도 백두산 선거구에서 대의원에 당선됐다.

가디언지는 "반대할 경우에만 체크를 해야하기 때문에 공개투표나 마찬가지"라면서 "승자만 존재하는 투표"라고 지적했다. BBC도 "선택이 없는 선거가 시작됐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현재 지도자와 가족들에게 완전히 헌신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북한 사회주의여성동맹 간부는 가디언지에 "모든 국민이 한가족, 한뜻으로 모여 후보들에게 찬성표를 던진다"면서 "우리는 최고지도자(김정은) 말고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효도르 테르티츠키 북한문제 전문가는 "투표는 모든 국민들에게 의무적이기 때문에 투표가 인구통계를 내는 장으로도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투표에 참석하지 않는 이들을 파악해 중국 등 다른 곳으로 탈북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북한 문제 싱크탱크 책임자는 "의무적으로 행하는 의식 같은 것"이라면서 "민주주의적 절차를 통해 정권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징적인 행사를 통해 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고 사회적 통합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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