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억울함 풀려면…베이비붐 세대의 오해

머니투데이 이소연 인턴기자 2019.03.0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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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고 게으른' 밀레니얼 세대, 잠재적 퇴사후보?…위계질서 타파-경영자 부상으로 직장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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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열정이 없어. 회사에 충실하지도 않고 딱 자기 할 일만 하려고 해."

상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게 비단 한국의 청년들만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리서치 회사 유데미는 작년에 발표한 '직장의 밀레니얼 세대' 보고서에서 밀레니얼 세대 (Millennials :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는" 세대라고 칭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직장에서 맞닥뜨리는 편견 중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바로 '이기적이다"와 "게으르다"라고 한다. 어느 순간 청년들은 직장에 충분히 헌신하지도 않고, 열심히 '노오력'하지도 않으면서 바라는 건 많은 까다로운 세대로 낙인찍혔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는 억울하다. 젊은 세대는 스스로가 베이비붐 세대(1946년에서 1960년 중반에 출생한 세대)와는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장에 다니는 청년 중 86%가 자신이 윗세대의 오해 탓에 과소평가 받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84%가 번아웃 증후군(업무 등을 이유로 마음과 정신의 에너지가 다 소진됐다는 느낌)을 경험하며 절반 가까이 번아웃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다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럼 직장이나 자신이 소속된 곳에서 계속 잠재적인 퇴사 희망자로 간주돼야만 할까. CNBC와 포브스지는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양사가 각각 5일(현지시간)과 작년 11월 보도한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의 미래에 혁신을 가져오는 방법'에 관한 보도를 통해서다. 다음은 보도 내용 중 주요한 세 가지다.



첫째, 밀레니얼 세대는 닥쳐오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자기개발 할 의지가 강하다. 경영자 중 무려 96%는 직원들이 급격한 자동화 등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다수의 베이비붐 세대는 '새로운 기술 배우기(Reskilling)'에 대한 책임은 고용주에게 있다며 한 발 뒤로 뺐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는 적극적으로 자기개발을 하며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그들 중 42%가 직장을 고를 때 연봉 제외 가장 중요한 요소로 배움과 개발 기회 (Learning and Development)를 꼽았다. 73%는 커리어를 확장하기 위해 공부를 더 하거나 트레이닝을 받을 의사가 있었고 43%는 부업을 하고 있었다.

둘째, 밀레니얼 세대의 경영자들은 재택근무를 통해 근무를 보다 효율적이고 탄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효율성을 배로 만드는 재택근무는 이미 새 시대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커뮤니케이션 회사 뉴클리어스라이프에 따르면 이미 미국 직장인 중 37%가 재택근무를 경험해봤으며 이는 1995년 대비 4배나 증가한 수치다. 더불어 경영자 세 명 중 두 명은 재택근무가 생산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에 누구보다 열심히 기여하고 있는 세대가 바로 밀레니얼이다. 젊은 경영인의 74%가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베이비붐 세대 경영인보다 15%가량 높았다.그들은 자신들이 '응석받이(spoiled)'라서가 아니라 똑똑하고 효과적으로 일을 하고 싶기 때문에 융통성 있는 근무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셋째, 밀레니얼 세대는 직장을 보다 투명하고 평등한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이들은 직장의 위계질서를 타파하고 보다 열려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IT 환경과 소셜 미디어에 익숙하다는 장점을 토대로 자유롭게 직장에 대해 대화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창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 최대 직장 및 상사 평가 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다. 이는 한국 젊은 층이 애용하는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나 '잡플래닛'과 유사하게, 해당 직장인들이 회사의 업무 환경이나 일, 동료나 상사에 대해 익명으로 솔직하게 평가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렇듯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직장인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자기개발로 기업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프리랜서 협력업체 업워크의 대표 스테파니 카스리엘은 "젊은 세대가 직장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경영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은 미국 기업을 완전히 새롭게 바꿀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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