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매업의 붕괴…4300곳 문 닫고, 텅 빈 뉴욕 상가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3.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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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업체들 4300개 점포 폐점 계획, 벌써 지난해 기록 넘어…뉴욕 맨해튼 상가 공실률도 20% 상회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에서 소매업의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여년만에 최대 규모의 점포수가 폐점을 했는데, 올해는 두달만에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오프라인 매장은 총 3800여개가 폐점했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4300여개의 점포가 폐점했거나 폐점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2배 이상 많은 수치이다.



부동산업체 코스타그룹도 올해 폐점한 점포의 총 면적이 지난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폐점 매장 총 면적은 약 950만㎡였고, 지난해엔 약 1400만㎡로 크게 늘었다.

먼저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주는 '원 플러스 원(1+1)'의 원조 신발업체 페이리스 슈소스(Payless ShoeSource)가 지난달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2500여개에 달하는 점포를 닫는다고 발표했다. 단일 업체의 점포 폐점 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페이리스는 2년새 2번째 파산신청을 하면서 사실상 회생 불가능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페이리스 슈소스는 획기적인 '1+1' 마케팅으로 1980~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지만 2000년대 들어 저가 온라인 신발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에도 밀리며 몰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엔 아동복 브랜드 짐보리가 파산신청을 하면서 805개점포의 폐점 계획을 밝혔다. 짐보리 역시 2017년 1월 이후 두번째 파산신청이다. 당시는 400여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이어 유통업체 숍코도 같은달 파산 신청 후 미국내 251개 점포를 폐점하고 있고, 의류브랜드 갭은 지난달 28일 230개 점포를 닫고, 산하 브랜드인 올드네이비(Old Navy)는 사업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자전거 업체인 퍼포먼스 바이시클(102곳), 의류업체 샬롯 룻세(94곳),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가 올해안에 53개 매장을 닫는다고 했다.

125년 역사를 지닌 미 백화점의 상징인 시어스도 70여개 백화점을 닫았다. 1960년대만 해도 세계 최대 소매업체로 군림했지만, 90년대 들어 월마트 등 대형할인매장에 밀려 고전했고, 2000년대 들어 아마존의 부상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美소매업의 붕괴…4300곳 문 닫고, 텅 빈 뉴욕 상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같은 기록적인 폐점 소식에 "소매업의 종말"이라고 평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세계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싸며 세계 최대 쇼핑가로 꼽히는 뉴욕 맨해튼의 상가 공실률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기업들마저 매장 문을 닫는 상황에서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임차인을 구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뉴욕의 중심부인 5번가나 타임스퀘어 등을 포함해 상가 공실률이 2년새 2배이상 치솟은 20%를 넘겼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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