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위기 美시어스, 램퍼트 회장 인수입찰에 채권자들 뿔났다

머니투데이 고윤지 인턴기자 2019.01.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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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초래한 실패자가 구원자처럼 행동' 비난...“사기거래 대가 지불해야”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백화점 체인업체 시어스(Sears)의 회장 에드워드 램퍼트가 파산위기에 놓인 자사 시어스를 입찰하기로 한 가운데 채권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채권자들은 인수 대신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과거 거래에서 램퍼트 회장이 얻은 수익을 회사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채권단은 목요일 뉴욕의 연방파산법원에 램퍼트, 램퍼트가 운영하는 헤지펀드 ESL인베스트먼트, ESL의 대표 쿠날에 대한 소장을 제출했다. 채권단은 램퍼트와 관련 회사들 간의 자산 빼돌리기로 인해 회사가 위태로워졌다고 주장한다.



2000년대 후반 아마존, 월마트 등의 폭풍 성장으로 소매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궁지에 내몰린 시어스는 여러 자산을 매각했다. 대표적으로 2014년 의류소매업체 랜즈엔드(Land’s End)를 매각했고, 2015년에는 27억달러 가량의 자산을 램퍼트 소유의 부동산 투자 회사 세리티지그로스프로퍼티스(Seritage Growth Properties)에 매각했다. 채권자들은 램퍼트가 위 거래로 채권자들을 따돌리고 시어스의 우수한 자산들을 빼돌려 사익을 추구했다고 지적한다.

이번 소송에서 채권단은 위 매각과 더불어 시어스-ESL 간의 자금거래 등을 사기거래라고 규정하고, 이로 인해 시어스가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고의적인 사기거래를 문제 삼기보다는 거래에서 얻어낸 수익을 돌려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권단은 이밖에도 소장에서 “램퍼트와 ESL의 경영 아래, 시어스가 3500개의 매장을 철수하고 25만명을 해고해야 했다”며 브랜드 가치와 소속 직원, 채권자들을 희생해가면서까지 시어스를 그들의 개인적 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 회사로 남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권단의 변호인단은 램퍼트와 ESL의 이번 인수를 두고 “자신들을 구원자인 것처럼 포장한다”며 시어스가 존속한다 할지라도 옛날의 영광을 되찾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시어스는 126년의 전통을 이어온 백화점 브랜드로 2006년 정점에 이르렀다. 램퍼트가 2005년 케이마트를 인수할 때만 해도 월가는 그를 워렌 버핏에 비견되는 인물로 추켜세웠다. 하지만 아마존 등의 추격에 밀려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해 지난 10월 파산신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53억 달러에 시어스를 되사겠다고 나선 램퍼트의 입찰은 공청회를 거쳐 2월 1일 연방파산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최종 성사된다. 변호인단은 램퍼트와 ESL의 사기양도가 공청회에서 함께 다루어지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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