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패스트파이브처럼 1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벤처·스타트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민간자본이 빠르게 벤처시장에 유입되면서 유망 벤처·스타트업에 뭉칫돈이 몰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창업→투자→ 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에 고삐를 죄면서 제2 벤처붐 확산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콘텐츠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유노도 243억원을 투자받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투자를 주도했다. 이 회사는 2002년 번역 회사로 시작해 싱가포르 본사를 중심으로 14개 국가에 지사를 둔 글로벌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미디어 사업자에게 번역, 자막, 더빙 등 현지화된 콘텐츠 및 포스트 프로덕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이오·의료 부문 벤처·스타트업도 빠지지 않았다. 모태출자펀드에서 100억원 이상 받은 기업 중 11개사(약 40%)가 바이오·의료 관련 업체였다.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이 공동으로 설립한 헬스커넥트는 KTB-뉴레이크 의료 글로벌진출 펀드 등에서 175억원을 받았다. 이 회사는 ICT(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체나노물질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렉스라이프사이언스도 인터베스트, SV인베스트먼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에서 182억원을 유치했다. 현재 보유 중인 엑소좀 기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패혈증치료제·고셔병치료제 등이다.
전체적인 투자유치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벤처·스타트업 한 곳당 평균 21억7000만원씩을 투자받았다. 평균 투자유치 금액이 20억원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도 평균 투자유치 금액은 18억6000만원이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투자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에 대한 ‘스케일업’ 투자가 많아진 것”이라며 “올해도 투자 규모와 기업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