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제물로 재선 노리나…모디 印총리, 과격 행보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3.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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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 앞두고 지지율 하락세…파키스탄과 군사충돌 후 분위기 반전
야당이 공습 성과 의혹 제기하자…'反 모디=反 인도' 구도 만들어 공격

【뭄바이=AP/뉴시스】지난달 15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무슬림들이 전날 인도령 카슈미르주 스리나가르에서 발생한 경찰 버스 자살폭탄 테러에 분노해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의 사진을 태우며 시위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4일의 차량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자가 최소 40명으로 늘어났다며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반군을 지원하는 파키스탄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2019.02.15.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뭄바이=AP/뉴시스】지난달 15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무슬림들이 전날 인도령 카슈미르주 스리나가르에서 발생한 경찰 버스 자살폭탄 테러에 분노해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의 사진을 태우며 시위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4일의 차량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자가 최소 40명으로 늘어났다며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반군을 지원하는 파키스탄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2019.02.15.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 충돌로 국제 사회의 불안감이 깊어진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이번 사태를 지지율 회복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4일 타임스오브인디아,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인도 비하르 주 파트나에서 진행된 인도국민당(BJP) 주도로 구성한 국민민주연합(NDA) 연정 지지 연설에서 "야당이 인도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파키스탄을 돕는 꼴이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모디 총리의 이번 발언은 인도국민회의(INC) 등 야당이 인도 공군의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공습 성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모디 총리가 파키스탄과의 군사 갈등으로 희생된 군과 경찰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근거지로 하는 테러리스트 단체 '자이시 에무함마드(JeM)'은 지난달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였으며 이 때문에 인도 무장 경찰 46명이 사망했다. 이에 인도 공군은 지난달 26일 새벽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바라코트 지역에 있는 JeM 캠프를 공습해 350명의 JeM 대원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공습 성과에 대한 정확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모디 총리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 "반(反) 모디 정당들이 이제 반 인도 정당이 되고 있다"는 논리로 공격했다. 야당이 정치적인 이유로 적국에 유리한 주장을 편다는 것이다. 또 지난 1일에는 파키스탄 공습에 참가했다가 격추돼 포로로 잡힌 조종사가 풀려나 귀국하자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국민감정을 고조시켰다.



모디 총리가 악화한 국민감정을 이용해 야당을 공격하는 배경에는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최근 계속 떨어지고 있는 지지율을 회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인디아투데이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모디 총리 지지율은 4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년 전보다 20% 가까이 급락한 수치다. 인디아투데이는 "(파키스탄과의 군사 충돌이 시작되기 전에는) 모디 총리의 BJP가 INC에 패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는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모디 총리와 여당인 BJP에 대한 지지도 급상승하는 대표적이다. 영국 BBC방송은 "분노가 인도를 휩쓸고 있다.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며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국가주의적이고 과격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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