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합의 이행 매커니즘 윤곽 나왔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02.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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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측 협상 대표인 라이트하이저, 하원서 증언…월-분기-반기별 점검, 협의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美 관세 부과

【워싱턴=AP/뉴시스】3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이 개시된 가운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2019.01.31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워싱턴=AP/뉴시스】3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이 개시된 가운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2019.01.31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난주 진행된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첩예하게 대립했던 이슈 중 하나인 이행 매커니즘과 관련해 양측이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며 협상 타결에 대한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전한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날 증언에 따르면 미중간에 추진중인 무역협정에 반영될 합의 이행 매커니즘은 미국이 합의 이행을 위해 관세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대신 중국과의 일련의 협의를 거친 후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협의 시스템은 양국 간부급의 월례회의, 차관급의 분기별 회의, 장관급이 참석하는 반기 회의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회의는 협정 위반과 관련한 개별적인 불만이나 일정 패턴으로 보이는 문제들에 대해 논의한다. 장관급이 참석하는 최고위 이행 점검 회의는 미중 무역협상의 양측 대표인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각각 참석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기업들이 제기하는 불만들은 보복을 피하기 위해 익명으로 다뤄질 수 있으며, 가능한한 가장 낮은 레벨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같의 협의 과정은 미국이 중국의 위반 혐의에 대해 판사와 배심원의 역할을 하는 등 일방적으로 조치를 강행할 수 있다는 중국측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무역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설립자인 프레드 버그스텐는 "협의는 장기적으로 볼 때 양국에 좋은 것"이라며 "무역 제재 위협이 합의를 촉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하지만 양측 협의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통상 전문가들이 말하는 '스냅백(특정한 이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철회한 관세를 다시 매기는 것)'에 해당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런 종류의 것이 없다며 우리는 실질적인 약속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 당국 관계자는 최종 협정에는 이행 매커니즘과 관련한 다른 조항도 포함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WSJ이 전했다. WSJ은 이날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언급은 그동안 미국 재계의 주요 관심사였던 합의 이행 매커니즘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가장 구체적인 설명이라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앞서 잠정 합의가 된 것으로 공개가 된 '위안화 환율'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협의 내용을 추가로 소개했다. 그는 위안화와 관련된 합의는 중국이 경쟁적으로 통화 가치를 평가절하 하지 않고 시장개입과 관련한 투명성을 제고하는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WSJ은 이는 미국이 북미 자유무역협정 개정에서 과정에서 캐나다, 멕시코와 협상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해 캐나다, 멕시코와의 새로운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타결하면서 환율개입을 제한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USMCA는 협정국이 경쟁적 평가절하와 환율조작을 삼가고 외환시장 개입 명세를 매달 공개하고 개입할 경우 즉시 상대 협정국에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아직 협상을 마치지 않았으며, 그가 언급한 잠정 합의 내용들도 양측이 최종 합의를 해야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정부간 협상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다"면서 "모든 것에 합의가 있을 때까지 합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미중 무역협상) 테이블에 오른 이슈들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추가 구매 약속으로 해결되기엔 너무나 중대하다"며 "(최종) 합의 전까지 여전히 많은 것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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