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가고, '美-유럽 무역분쟁' 온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2.2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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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트럼프 "2주 이내 아주 큰 뉴스 있을 것"…"다가오는 美-유럽 무역분쟁 염두에 둬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장은 들떠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일단락 수순에 들어갔다. 이르면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결판이 난다. 시장은 타결에 베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런 기대를 부추긴다. 중국도 부인하지 않는다.

문제는 다음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끝나고 나면 미국과 EU(유럽연합)의 무역분쟁 차례다. 이번에 자동차가 핵심이다. 랠리를 즐기되 출구전략도 고민할 때다.

◇트럼프 "2주 이내 아주 큰 뉴스 있을 것"


25일(현지시간)에도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60.14포인트(0.23%) 오른 2만6091.95로 거래를 마쳤다. 기계주 캐터필러와 화학주 듀폰, 금융주 골드만삭스 등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44포인트(0.12%) 오른 2796.11을 기록했다. 소재주와 금융주가 선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26.92포인트(0.36%) 오른 7554.4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도 이날 모두 올랐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타결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전국 주지자들과 조찬회의를 갖고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매우 매우 근접해있다(we’re getting very, very close)"며 최종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더욱 더 나은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며 양국 협상 대표단이 협상의 마무리를 위해 빠른 시일내 다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양국은 다음달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전국 주지사들과의 만찬 행사에서 "다음주 또는 2주 이내에 아주 큰 뉴스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정말 훌륭했다. 우리는 양국 모두에게 좋은 거래를 하고 싶고, 그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저녁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중요한 구조적 문제와 관련한 무역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지적재산권(IP) 보호, 기술이전, 농업, 서비스, 환율 등 여러 현안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초 다음달 1일로 잡혀있던 대중 추가관세 부과의 유예시한을 연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측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측 류허 부총리 등을 대표로 하는 양국 협상단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협상에서 중간 합의문 성격의 MOU(양해각서) 초안을 작성했다. MOU 초안은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환율, 농업, 비관세 장벽 등 6개 분야로 나눠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이 매년 대두, 옥수수, 밀 등 미국산 농산물 300억달러(약 34조원) 어치를 비롯해 총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한다는 내용도 초안에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다가오는 美-유럽 무역분쟁 염두에 둬야"

퍼머넌트포트폴리오펀즈의 마이클 쿠지노 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대화를 계속하는 한 시장은 무언가 타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것 자체가 시장에 호재"라고 말했다.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주식 랠리가 좀 더 이어지는 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뉴튼어드바이저스의 마크 뉴튼 이사는 "지난해 12월의 비관적 장세 이후 투자심리가 점점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금 시장에서 상승 추세가 끝날 것으로 볼만한 정황은 찾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일단락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EU를 다음 타깃으로 삼아 무역전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스티플의 배리 배니스터 주식전략부문장은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조만간 '일괄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큰 합의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관련 무역분쟁도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차 관세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수입차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위협의 근거로 활용할 전망이다.

미 행정부는 독일 등 유럽산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EU는 이 경우 캐터필러 등 미국 중장비 업계에 약 200억유로(약 25조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앞두고 주식시장이 샴페인이 터트릴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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