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음은 너다. 유럽!"…끝나지 않은 '트럼프 장세'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2.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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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브리핑] 다우지수, 10년만에 최장 랠리…"미중 무역전쟁 끝나도 다음엔 美-유럽 무역갈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장세'는 끝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일단락 수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무역전쟁이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주식시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다우지수, 10년만에 최장 랠리



뉴욕증시는 지난주(18∼22일)에도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2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81.18포인트(0.70%) 오른 2만6031.81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전체로는 0.57% 올랐다. 9주 연속 랠리로, 1995년 5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79포인트(0.64%) 오른 2792.67을 기록하며 일주일 동안 0.62%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67.84포인트(0.91%) 오른 7527.54에 장을 마감하며 주간 기준으로 0.74% 올랐다. 역시 9주 연속 상승으로, 2009년 5월 이후 약 10년만의 최장 기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특사 겸 무역협상 대표로 워싱턴을 방문한 류허 중국 부총리의 면담 소식이 미중 무역전쟁이 일단락될 것이란 기대감을 부추겼다.

장 마감 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큰 진전을 이뤄냈다"며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류 부총리도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힘을 보탰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미중 양국은 다음달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회담에선 장기간 이어온 미중 무역협상의 최종 타결이 시도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났을 때 더 큰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며 "매우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음을 확인하게 되면 양국간 3월1일까지로 정했던 휴전기간을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3월2일부터 적용할 예정이었던 대중 추가 관세의 부과를 잠정 보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협상은 진전됐다"면서도 "그러나 몇가지 매우 큰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미중 무역전쟁 끝나도 다음엔 美-유럽 무역갈등"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 류 부총리 등을 대표로 하는 미중 협상단은 중간 합의문 성격의 MOU(양해각서) 초안을 작성했다. 이들은 당초 예정됐던 21∼22일에 이어 회담을 이틀 연장해 24일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MOU 초안은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환율, 농업, 비관세 장벽 등 6개 분야로 나눠 작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이 매년 대두, 옥수수, 밀 등 미국산 농산물 300억달러(약 34조원) 어치를 비롯해 총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한다는 내용도 초안에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프루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은 단순히 시장이나 중국 경제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체를 위해서도 건설적"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라이터하이저 대표가 말했듯 성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에버딘스탠다드의 제임스 애씨 선임펀드매니저는 "미중 양쪽 모두 협상을 타결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제 지적재산권(IP)과 같은 더 어려운 문제를 다룰 차례가 됐다는 점"이라고 했다.

미국 입장에선 설령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타결되더라도 다음 수순이 남아있다. 바로 유럽이다.

지난주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차 관세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수입차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위협의 근거로 활용할 전망이다.

미 행정부는 독일 등 유럽산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EU(유럽연합)은 이 경우 캐터필러 등 미국 중장비 업계에 약 200억유로(약 25조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앞두고 주식시장이 샴페인이 터트릴 수 없는 이유다.

키프라이빗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수석투자전략가는 "시장이 미중 무역갈등이란 악재에서 빠져나왔지만 이제 미국과 유럽의 무역갈등이란 새로운 악재를 만났다"며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시장에 대해 너무 낙관하는 건 다소 지나친 판단"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의 토마스 쏜튼 회장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주식이 과매수됐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나라면 안전하게 방어적인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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