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센트에 팔리는 항공사...이유는?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2.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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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3대 항공사 제트에어웨이, 저비용항공 경쟁서 밀려 퇴출 위기…총선 앞두고 민심 잡으려 억지로 회생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인도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제트에어웨이가 단돈 1센트(1루피·약 15원)에 팔렸다고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제트에어웨이는 730억루피(약 1조15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인도 국영은행 등 채권단이 신주 발행을 통해 부채를 전부 주식으로 교환하는 방법으로 단돈 1센트에 지분 50.1%를 인수하기로 했다.



제트에어웨이는 인도에선 3위안에 드는 풀서비스 항공사지만 2000년대 중반 저비용항공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제트에어웨이는 경쟁을 위해 항공권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고 적자를 감수하는 출혈경쟁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국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채 부채만 1조원 넘게 쌓였다. 반면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지난해말 기준 35억5000만루피(약 56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1센트에 제트에어웨이 경영권을 인수하지만 이같은 경영구조는 임시적이다.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까지는 또다시 850억루피(약 1조3400억원)이 들 것으로 보여 인도 정부에서 발벗고 민간 기업들에게 투자를 해달라고 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신규 자금 투자 정도에 따라 지배구조가 다시 바뀔 수 있다. 채권단은 현재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에티하드항공과 인도 타타그룹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도 정부 입장에선 부실 덩어리 기업이지만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마냥 청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트에어웨이는 2만3000개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민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회사를 살리기에 필사적이다. 게다가 제트에어웨이가 시장에서 사라지면 인도 항공권 가격 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인도에서 항공업은 '독이 든 성배'라는 지적이다. 가격 경쟁이 심해 일부 노선의 경우 항공권이 단돈 2센트(약 22원)에 판매되기도 한다. 앞서 2012년에도 인도 킹피셔 에어라인이 이러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졌고, 2년후엔 스파이스제트 역시 파산 위기까지 몰렸다가 간신히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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