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필요한 고교 무상교육..'교부금 인상' 절실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9.02.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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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토론회 열고 2조원 재원 확보 해법 찾기…4월까지 법 개정 등 필요

/자료사진=뉴스1/자료사진=뉴스1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행을 위한 방안으로 '교부금 인상'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연간 2조원이라는 재원이 필요한 데, 안정적 운영을 위해선 교부금을 올리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교육부가 오는 2학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을 시행하겠다는 의견을 고수하면서 방안수립이 시급해진 가운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교육부는 19일 한양대학교 교육복지정책중점연구소,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와 공동으로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현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관련한 교육계 및 학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재원 마련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법을 찾기 위한 토론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제자를 비롯해 토론자들까지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고교 무상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등록금을 미납한 고등학생은 1만5600여명. 일부는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학비를 지원받지만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재직자들의 경우 학비를 오롯이 부담해 하는 상황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게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지 않는 점과 급식비나 교복구매비를 지원하면서 학비만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하는 점 등도 고교 무상교육이 필요한 이유로 언급됐다.

문제는 재원 확보다. 현재 교육부의 고교 무상교육 방안은 고등학생의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와 학교운영지원비를 모두 무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다. 이 때문에 재원을 어떻게 조달한 것이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혀왔다.



당장 2학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무상교육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은 3800억원. 고교 전 학년으로 확대된 후에는 매년 2조원 가량의 재원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기획재정부과 재정마련을 위해 협의 중이지만 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고교 무상교육을 안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세금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내 교육청에 주는 '교육재정교부금'의 비율을 높이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을 2021년까지 0.8%P 높여 21.26%로 상향해야 한다"며 "고등학교 무상교육의 지원범위와 재원 부담 주체를 초·중·등교육법에 반영하자"고 주장했다. 2019년 내국세 총액 255조원 가량을 기준으로 보면 무상교육에 소요되는 약 2조원의 예산을 충당할 수 있다.


김민희 대구대 교수도 "현재 정부예산 대비 교육예산 비중은 18.6%로 가장 높았던 2004~2005년경의 20.8%를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고교 무상교육을 위해서는 내국세 교부율 상향방안이 안정적"이라고 교육재정교부금 비율 상향 방안을 되짚었다.

그러나 이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예정대로 2학기부터 무상교육을 시행하려면 늦어도 4월까지는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토론회에 참석한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고교무상교육은 공평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고 공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정책"이라면서 "늦어도 3월까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마치고 정부 차원의 실현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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