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상승·경쟁심화…中진출기업, 사업장 철수·이전까지 고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19.02.1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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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KOTRA '2018 해외진출기업 실태조사' 결과 발표

/자료=산업통상자원부/자료=산업통상자원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 인건비가 상승하고 중국 기업과 가격·품질경쟁이 심해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소재 기업은 여타 국가에 진출한 기업보다 실적 전망이 어두웠다. 사업장을 축소·철수하거나 이전을 고려 중이라는 기업도 많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19일 이같은 내용의 '2018 해외진출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전세계 125개 KOTRA 무역관을 통해 1만2500여개 현지진출 법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매출실적 조사에 응답한 현지법인 2513개사의 46%는 연간 매출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지될 것으로 본 기업은 36%, 감소할 것이라는 기업은 18%였다.

국가별로는 전망에 온도차가 있었다. △베트남(59%) △미국(56%) △일본(51%) 등에 진출한 법인은 절반 이상이 매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중국의 경우 비중이 39%에 그쳤다. 중국의 시장환경이 상대적으로 악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들 기업 중 171곳은 현지 시장환경 변화 등의 사유로 사업장의 축소, 철수, 이전을 고려중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중국에 위치한 법인이 34%로 가장 많았다.

다른 국가로의 이전을 생각하고 있는 법인은 36개사였다. 대다수는 현재 진출지역과 가까운 국가로의 이전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었지만, 7개사는 한국으로의 복귀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국의 경우 임금상승과 인력채용의 어려움, 가격·품질경쟁 심화에 따른 애로를 느낀다는 답변 비중이 다른 국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상대인 현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생산비용도 상승하면서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베트남은 임금상승 뿐만 아니라 현지인의 높은 이직률에 따른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통관절차와 관련된 애로사항도 많았다.

신흥투자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독립국가연합(CIS)·인도 등은 법률·조세·생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점이 주로 지적됐다. 또 복잡한 통관절차와 불분명한 관세부과 기준 등 통관절차에 관한 어려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도 기업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을 늘리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중국에 진출한 법인 중 일부가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 등에 대한 정보 부족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한편 3502개사가 참여한 고용현황 조사 결과, 현지법인들의 99%는 단순 생산직종에 현지인력을 채용하고 있있었다. 마케팅, 상품개발 등 관리직종에서는 한국인 채용비중이 13%(1만2200여명)로 다소 높았다.

현지법인 설립으로 국내 본사 신규인력 채용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7%인 반면, 증가했다는 응답은 28%였다. 일부 기업에서는 해외진출이 국내 고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와 KOTRA는 이번 조사를 통해 파악된 애로사항을 분석해 현지법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유턴 지원 등 정책 추진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호준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현지법인 애로해소를 위해 전 세계 주요국에 위치한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와 KOTRA 무역관을 통해 현지에서의 애로해소 밀착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진출기업 중 타 국가로의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최근 개편한 유턴지원 제도를 통해 국내로의 유턴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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