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손보는 日…"학부와 로스쿨 5년에 끝낸다"

머니투데이 김준석 인턴기자 2019.02.1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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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시험 쏠림 현상에 정부 발 벗고 나서…"법학 교육 붕괴" 우려도

르노·닛산 그룹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변호인들이 지난달 8일 도쿄 지방법원에 출석한 모습/AFPBBNews=뉴스1르노·닛산 그룹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변호인들이 지난달 8일 도쿄 지방법원에 출석한 모습/AFPBBNews=뉴스1


일본이 로스쿨 제도 도입 15주년을 맞아 기간 단축과 합격률 제고 등을 골자로 하는 제도 개혁에 나섰다. 낮은 신사법고시(우리나라 변호사시험에 해당) 합격률, 예비시험 도입, 법조시장 취업난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로스쿨을 살리기 위해 학사와 석사 통합코스 도입과 재학 중 신사법고시 응시를 허용하도록 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아사히 신문은 19일 정부가 법학부 입학부터 로스쿨 수료까지 5년에 마치는 일명 '법조코스'를 도입하고 로스쿨생의 재학 중 신사법고시 응시를 전면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법조코스 도입은 2020년 4월부터, 로스쿨 재학생의 신사법고시 응시는 2023년 시험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현행 로스쿨 과정은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한 '기수자 코스'(2년제), 비법학 전공자를 위한 '미수자 코스'(3년제)로 이원화돼 있다. 법조코스 도입으로 법학부 졸업생은 로스쿨 수료까지 기존 총 7년이 소요되는 것이 5년으로 줄어든다. 아사히 신문은 로스쿨을 입학하지 않아도 신사법고시 응시가 가능한 "예비시험 쏠림 현상을 막겠다는 것이 5년제 법조코스 도입 취지"라고 분석했다.

또한 정부는 로스쿨생이 재학 도중에 일정 학점 취득 등 기준을 만족하면 신사법고시 응시를 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할 예정이다. 현재 신사법시험은 예비시험 합격자와 로스쿨 과정 수료자에 한해서만 응시가 가능하다.



2004년 도입된 일본 로스쿨은 첫해 74개교에서 모집했으며 7만2800명이 몰려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지난해 학생 모집을 한 로스쿨은 39개교로 전체 입학정원(2330명)의 70% 수준인 1621명만이 입학했다. 입학정원을 채운 학교는 4개교에 그쳤다.

아사히 신문은 낮은 신사법고시 합격률, 예비시험 도입, 법조시장 취업난을 로스쿨 인기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2017년 신사법고시에서 로스쿨 출신의 평균 합격률은 24.75%(기수자 코스 33.19%, 미수자 코스 15.51%)로 매우 저조했다. 또한 2011년 경제적 약자 등을 배려해 도입한 예비시험은 법조인이 되는 '지름길'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신사법고시 합격자 중 예비합격자 출신 응시생은 336명으로 이들의 합격률은 77.6%였다.

한편 교육현장에서는 이번 정부의 개혁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상법학교육협회 스아미 타카오(須網隆夫) 와세다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학부도 대학원도 신사법고시 학원으로 전락해 로스쿨 제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아사히 신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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