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 "진정성 없는 회사·불통 CEO…물량 협박만"

머니투데이 부산=김남이 기자 2019.02.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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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공장, 후진하는 車산업]④노조 "사장 오면 협상취소...본사 이익 챙기기에 급급"

르노삼성 노조 "진정성 없는 회사·불통 CEO…물량 협박만"


부분 파업으로 공장까지 멈추는 르노삼성자동차의 현재 상황이 안타까운 것은 노동조합도 마찬가지다. 노조는 회사의 협상 의지와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지난 15일 르노삼성 부산공장 인근에서 만난 주재정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제대로 된 회사의 추가 제시안이 와야 협상이 가능한데, 기본급 동결(보상금 100만원)에서 더 한발짝도 안나가고 있다"며 "후속 물량으로 협박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진정으로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노조와 인사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주 부위원장은 "최근 예정된 15차 교섭도 회사 측이 일방적으로 서면 취소했다"며 "알고 보니 당일 사장이 부산공장으로 왔다"고 전했다. 사장과 노조가 협상장에서 마주칠까봐 협상을 취소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크게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250% △단일호봉제도 도입 △임금피크제도 개선 △중식시간 연장(45분→60분) 등이다. 이에 대한 사측의 제시안은 △기본급 동결(보상금 100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정기상여지급 주기 변경(격월→매월) 등이다.

르노삼성 노조 "진정성 없는 회사·불통 CEO…물량 협박만"
생산성격려금(PI·기본급의 350%)과 초과이익분배금(PS·세전이익의 5%) 부분은 노사가 엇갈린다. 회사는 인상분으로 보지만 노조는 기존 단협 사항으로 이미 지급된 것으로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주 부위원장은 "현재 임단협은 ‘2018년 임단협’으로 2017년을 기준으로 협상해야 한다"며 "사측에서는 자꾸 2018년의 실적을 기준으로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 르노삼성은 매출 6조7095억원, 영업이익 4016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3년 연속 큰 폭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르노 본사는 순이익 기준 2016년 100%, 2017년 70%의 배당금을 챙겨갔다"며 "7종 혼류생산 등으로 높은 노동 강도를 견뎌낸 근로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 연봉을 받는 근로자들의 몽니가 아니냐는 지적에 주 부위원장은 "14년 동안 공장에서 근무한 근로자가 수당 등을 모두 더해 연 5500만원(세전)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절대 고액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주 부위원장은 "현재 기본급 수준이면 600여명이 최저임금 위반에 해당돼 기본급 인상은 필수"라며 "사실상 회사가 위법을 저지르고 있는 상황으로 최후의 수단으로 전면파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 사측은 지난 14차 교섭에서 인사본부장과 노조 위원장의 독대를 제안했으나, 노조가 거절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노조에서 CEO 면담 요청이 단 한번도 없었다"며 "과거에도 임금 교섭은 인사본부장이 맡아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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