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發 매물 폭탄, '승승장구' ETF 발목 잡을까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9.02.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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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중국A주 비중 확대 이달 말 결정…ETF 등 인덱스 펀드 자금 유출 불가피,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것이란 관측도

MSCI發 매물 폭탄, '승승장구' ETF 발목 잡을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이달 말 신흥시장(EM) 지수의 중국 A주 비중 확대 여부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증시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MSCI가 EM 지수 내 중국 A주의 비중을 늘리면 그 반대급부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어서다.

특히 지속된 변동성 장세 속에 자금이 대거 몰렸던 ETF(상장지수펀드) 등 인덱스 펀드를 중심으로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중국 A주의 MSCI EM(신흥국) 지수 편입 비중 확대를 검토해 이달 말까지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현재 5%만 반영하는 중국 A주의 시가총액 비중을 오는 5월 말과 8월말, 두 차례에 걸쳐 총 20%까지 늘릴지 여부를 결정겠다는 것이다.

MSCI가 중국 A주의 비중을 늘리기로 결정하면 EM 지수 내 중국 A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월 기준 0.7%에서 2.8%로 2.1%포인트 증가하게 된다. 반면, 한국 비중은 올해 EM 편입이 확정된 사우디아라비아 등 영향까지 감안해 0.75% 가량 감소한다.



시장에선 MSCI EM 지수 내 중국 비중이 커지면 한국 증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MSCI EM 지수 미편입(0%)이던 중국 A주가 지난해 5% 부분 편입으로 변경되는 동안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6조원 가량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중국 A주 비중 증가와 무관치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5%에서 20% 확대 이벤트는 지난해 0%에서 5%로 변화한 것 대비 3배 규모가 될 수 있다"며 "5월 정기 변경 시기만 한정해도 이론상 수급 영향 금액은 9조원 매도로 실제 외국인순매도는 4조원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ETF 등 인덱스 펀드들에서 빠르게 한국 주식 비중 축소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의 타격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들 펀드는 추종하는 지수를 그대로 모방하며 지수 변경 스케줄에 타이트하게 맞춰 해당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시가 총액 비율대로 매매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이론상 추정치로 현실과는 괴리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최근 몇년간 주요 신흥시장 주식형 펀드군에서 한국 비중이 벤치마크보다 낮은 경향을 보인 만큼 실제 자금 유출 규모는 예상치에 크게 못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189개의 주요 글로벌 공모펀드의 한국 비중은 평균 11.4%고, 중간값 역시 12.9%에 불과해 벤치마크보다 1%포인트 낮은 비중을 보였다"며 "벤치마크의 비중축소로 인한 자금 유출 규모가 시장이 걱정하는 수준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A주=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 중 내국인과 허가를 받은 해외투자자(QFII)만 거래할 수 있는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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