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보 불닭볶음면' 수출용과 내수용 맛 다를까?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19.02.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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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의 먹부림]삼양식품·농심 "수출용은 국가 마다 문화·식품관련법 달라 고기 성분 넣지 않아"

왼쪽이 국내용 까르보 불닭볶음면, 오른쪽이 수출용 까르보 불닭볶음면왼쪽이 국내용 까르보 불닭볶음면, 오른쪽이 수출용 까르보 불닭볶음면


'까르보 불닭볶음면' 수출용과 내수용 맛 다를까?
"수출용 라면은 내수용보다 건더기도 많고 맛있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최근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 '까르보 불닭볶음면' 내수용과 수출용 맛을 비교해봤다.

까르보 불닭볶음면은 수출용의 제품명도 한글로 돼 있어 얼핏 봤을 때 차이가 없다. 중량 역시 105g으로 같았다. 이외 조리법과 성분은 영어로 쓰였다. 외관상 차이점은 두가지였다. 내수용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식품에 붙여주는 '해썹(HACCP)' 마크가 붙었고, 수출용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된 식품에 부여되는 '할랄(HALAL)' 인증마크가 새겨져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성분 차이다. 내수용 컵라면에는 '액상스프 중 닭고기 0.82%(국내산) 함유'가 표기돼 있지만 수출용은 없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내수용 라면은 고기 맛을 내기 위해 향과 조미 성분을 첨가했지만 수출용은 고기 성분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no meat'로 제조한다. 유통기한도 다르다. 내수용은 6개월인 반면 수출용은 이송기간과 현지 유통을 고려해 유통기한이 1년이다.

이외 조리법뿐 아니라 면, 분말스프, 액상용스프 등 구성물도 모두 같았다. 면발은 외관상 내수용이 가늘고 수출용이 좀 더 굵게 느껴졌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분말스프와 액상스프 모양과 색깔, 향 역시 구분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면발에 액상스프를 짤 때 내수용은 좀 더 끈적한 찰기가 있었고, 수출용은 물기가 많아 짜기 더 쉬웠다.
왼쪽이 국내용 '까르보 불닭볶음면', 오른쪽이 수출용 '까르보 불닭볶음면' 왼쪽이 국내용 '까르보 불닭볶음면', 오른쪽이 수출용 '까르보 불닭볶음면'
기자가 먹어본 내수용과 수출용 라면의 맛은 살짝 달랐다. 내수용은 치즈맛과 고기향이 좀 더 강했고 이에 비해 수출용은 감칠맛이 났고 매웠다. 수출용을 먹고 내수용을 먹었을 때 살짝 밍밍하고 느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또 수출용은 시간이 흐를수록 좀 더 진한 붉은색을 띠었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수출용이 더 입맛에 맞을 듯했다.



농심 신라면 역시 내수용과 수출용 성분이 약간 다르다. 수출용 신라면에는 고기 성분이 빠졌다. 수출 국가마다 문화와 식품 관련법이 다르고 통관 문제도 걸려있기 때문이다. 중량은 내수용은 65g인 반면 수출용은 68g으로 3g 차이가 난다. 면 중량은 같지만 건더기 차이다. 농심 관계자는 "수출용 신라면은 해외 시장을 선점한 일본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건더기를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국물 맛을 중시하는 한국과 달리 풍성한 건더기를 즐겨 먹는 일본 라면과 경쟁하려면 이에 준하는 중량으로 최대한 맞춰 품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외 현지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컵은 한국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 한국 신라면 컵 가격은 900원 수준인데, 미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신라면 컵은 1200~1800원 수준이다.
/사진제공=농심/사진제공=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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