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교육중이었는데…" 인턴사원 참변에 곤혹스런 한화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9.02.15 17:43
글자크기

"정규직 신분 보장 수습사원 A씨, 교육 과정서 공실 참관하다가 사고 발생"

(대전=뉴스1) 주기철 기자 =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관들이 15일 오후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직원 3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공장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대전경찰청으로 가지고 들어오고 있다. 2019.2.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대전=뉴스1) 주기철 기자 =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관들이 15일 오후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직원 3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공장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대전경찰청으로 가지고 들어오고 있다. 2019.2.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화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희생자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사고 원인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지역 대학 졸업을 앞두고 정규직 취업에 성공했던 '채용 전제형 인턴' 사원이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화 측은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인턴에 위험을 전가했다'는 여론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턴'이지만 규정상 정규직 채용인데다, 신규 입사자 모두가 의무적으로 완료해야 하는 '수습 교육'(OJT)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대전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사업장에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전날 발생한 노동자 3명이 사망한 폭발 사고에 대해서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도 오는 18일부터 특별 근로감독을 진행하기로 했다.

소방당국이 밝힌 사고 희생자들은 품질부서 소속 24세 2명과 32세 근로자 1명 등 총 3명이다. 이 중 24세 근로자 A씨는 대전 대덕대 졸업을 앞둔 지난 1월 정규직 채용 전제형 인턴 사원으로 입사해 취업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변을 당했다.



대덕대 졸업식에 참석한 A씨의 친구와 교수 등 지인들은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A씨 지도교수는 "많은 가능성을 지닌 학생이었던 만큼 애착이 깊었다"며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들었을 때 내 일처럼 기뻐 조언을 해줬는데 침통하다"고 말했다.

A씨는 졸업 전 중소기업 취직을 추천받았지만 대기업 취업을 위해 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한화에 입사해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대표이사(가운데)가 14일 오후 대전 한화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공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국민들과 유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2019.2.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대표이사(가운데)가 14일 오후 대전 한화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공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국민들과 유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2019.2.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29일에도 로켓 추진체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다 폭발이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졌었다. 한화 측은 "국가보안시설인 만큼 우리가 직접 사고 원인을 규명해 공개할 수 없어 더욱 답답하고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A씨의 사망과 관련해 인턴을 위험 공정에 투입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면서 회사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입사원을 위험한 업무에 투입해 위험을 전가했다는 거다. 지난 연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했던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 사망사고에 겹쳐보는 여론도 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A씨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채용 전제형 인턴사원으로, 정규직 신분을 보장받는 수습사원"이라며 "별도 채용 형태인 것이 아니라 전문직(정규직) 직원이라면 모두 채용전제형 인턴이라는 수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신규 입사자는 모두 업무 부여 전에 사전 법정교육 및 제조작업표준서 등에 대한 교육을 반드시 완료해야 한다"며 "이런 교육과 수습 차원에서 공실을 참관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고,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한 상황이 아닌데 오해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과 함께 사망자들의 부검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 규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역사회와 노동계는 방위산업체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 "한화 대전공장은 9개월 만에 8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지만, 방위산업체라는 이유로 접근을 막고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서도 제외됐다"며 "매번 같은 방식의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정부가 방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