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주가하락…잔혹한 겨울 보낸 게임株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2.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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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등 주요 업체 연달아 '어닝 쇼크' 발표…신작출시·中판호 발급 등이 주가 반등 관건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인기자


국내 주요 게임 업체들이 최근 부진한 실적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주가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게임주들은 올 들어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냈음에도 보합 내지 하락하는 양상이었다.

게임 업체들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 게임 규제 완화와 중국의 판호(게임영업권) 발급 재개 등이 주가를 반등시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에 상장한 '빅2' 게임 업체 넷마블 (65,700원 ▲2,000 +3.14%)엔씨소프트 (216,500원 ▲1,000 +0.46%)는 최근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 13일 넷마블은 '어닝 쇼크' 수준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여파로 이날 넷마블 주가는 전일 대비 4% 하락한 11만850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막판 기관의 매수로 전날 보다 0.4% 오른 12만4000원에 마감했다.

앞서 지난 12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25% 감소한 3997억, 영업이익은 40.5% 줄어든 11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실적발표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4.2% 하락한 43만3500원에 마감했고 그 다음날에도 0.12% 떨어졌다.



게임업계 '빅2'뿐만이 아니라 코스닥에 상장한 게임 업체들도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컴투스 (44,100원 ▲400 +0.92%)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8.9% 감소한 327억원을 기록했고 위메이드 (45,250원 ▼300 -0.66%)는 3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웹젠 (16,860원 ▲170 +1.02%)도 2017년보다 17% 하락한 1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게임 업체들의 실적 부진은 신작 출시 지연과 흥행작 부재, 중국의 판호발급 중단에 따른 매출 증가세 둔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게임 종목은 특성상 신규 게임 출시 일정과 성과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엔씨소프트는 시장의 기대를 모았언 '리니지2 모바일' 출시가 계속 지연됐고, 넷마블도 올해 출시 예정된 '요괴워치 : 메달워즈' 'BTS WORLD' 등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컴투스도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 등 출시를 대기하던 신작들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올초부터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중국 당국이 청소년 보호를 이유로 게임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난해 3월 판호 발급을 전면 중단한 것도 국내 게임 업체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국내 업체에 대해서는 2016년 이후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이전까지 한국 게임 수출액의 37.6%를 차지하던 최대 시장에서 수출길이 막히자 매출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부진한 실적이 주가 전망을 어둡게 만들지만 관건은 중국의 판호 발급 재개와 신작의 흥행 성공이다. 중국은 지난해말부터 자국 게임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내자판호 발급을 재개했다. 곧 외자판호 발급도 재개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일부 게임주들의 주가도 소폭 반등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자판호 발급이 가능한 위메이드, 웹젠의 주가는 단기적인 상승 여력이 있다"며 "하지만 외자판호 발급에는 시일이 걸리고 사드 이슈 등으로 한국 게임에 판호를 발급할지도 미지수여서 지나친 기대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 규제 완화 여부도 관건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셧다운제,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제한,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의 등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돼 왔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혁신벤처 기업인 간의 간담회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합리적인 규제 개선을 요청하면서 게임 관련 규제도 완화될지 주목된다.

최진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게임주가 상승하기 위해선 안정적 매출을 바탕으로 신작 출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거나 의미있는 실적을 기록해야 한다"며 "올해는 신작 출시와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 등으로 주가는 재평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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