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1.5억 명' 세계 휩쓰는 중국 해외여행객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02.14 14:10
글자크기

지난해 14.7% 급증, 해외에서 쓰는 돈 미국인의 2배… 영향력 막강, 무기화 우려도

'한해 1.5억 명' 세계 휩쓰는 중국 해외여행객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중국인 해외여행객 수가 1억50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분간 이같은 급증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세계 관광 시장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해외여행객수는 1억4972만명으로 전년 1억3051만명보다 14.7% 늘어났다. 우리나라 인구(5181만 명)의 3배 가까운 중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떠났다는 얘기다. 지난 한해에 늘어난 해외여행객수만 1921만 명에 이른다. 중국으로 들어오는 해외여행객수도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으로 입국한 해외여행객수는 1억4120만 명으로 전년대비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국으로 여행을 오는 외국인들보다 해외로 나가는 중국인들이 더 많다는 얘기다.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중국은 고성장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여행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2014년 1억700만명으로 처음 1억 명을 넘어선 중국인 해외여행객수는 2015년 1억1700만명, 2016년 1억2200만명, 2017년 1억3051만 명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이제 1만 달러에 진입하는 수준으로 소득 증가와 함께 해외여행 인구의 저변도 갈수록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해외여행연구소(COTRI)는 중국인 해외여행객 수가 2030년에는 4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관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세계 관광 기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중국인 여행객이 해외에서 쓴 돈은 2580억 달러에 달했고 이는 미국인 관광객의 2배, 독일인 관광객의 3배에 이른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각 국은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중국인을 위한 지불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식당, 길안내 등 인프라를 경쟁적으로 깔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몰려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보복 이전 제주도가 그랬고, 일본도 올해 춘제 연휴에 중국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넘쳐나는 쓰레기와 교통 체증으로 시름했다.

중국이 막강한 자국 해외여행객의 힘을 정치적인 보복 수단으로 사용할 우려도 있다.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 외에도 과거 2012-2013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때 중국의 대 일본 관광객이 24% 급감했고, 통일을 추구하고 있는 대만에 대해서도 여행 제한 카드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은 단체 관광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에 대한 영향력을 통해 중국인의 해외여행을 무기화할 수 있다. 중국에서 허가가 난 여행사 2만5000곳 가운데 2000개 만 해외여행 상품을 취급할 수 있고, 외국 여행사는 중국민에게 해외여행 상품을 팔 수 없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