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MRI로 찍어야 조기 진단 가능"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9.02.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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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15>MRI]②허경회 서울대 서울대치과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허경회 서울대 영상치의학과 교수/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허경회 서울대 영상치의학과 교수/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구강암, MRI로 찍어야 조기 진단 가능"
'연중기획-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는 코스피상장사 메디파트너생명공학 (70원 ▲7 +11.11%)의 모회사인 메디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턱관절이 불편해서 온 45세 환자(A씨)가 있었는데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보니 목에 암이 전이된 임파절이 보였어요. 몸속 어딘가 암이 있다는 거죠. 편도암이었습니다. 그때 발견하지 못했다면 다른 장기로 전이돼 몇 달 후 생명이 위험했을 겁니다.”



허경회 서울대치과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MRI 판독으로 암을 조기 발견한 사례를 들며 “A씨처럼 연조직에서 발생한 병소는 MRI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혀에 종양이 발생한 환자의 영상판독 사례는 충격적이다. 허 교수는 “23세 환자의 경우 목젖이 있는 쪽으로 혀가 부은 느낌이 있어 내원했는데 통증도 없고 맨눈으로 보기에도 문제가 없었으나 영상판독 결과 혀 전체에 종양이 퍼져 있었다”며 “안타깝지만 혀 전체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였다”고 말했다. 또 66세 환자는 혀의 오른쪽 부위에 병소가 있어 6.41㎜를 절단해야 했다. 허 교수는 “MRI에서는 이같이 병소의 크기까지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가 하루에 판독하는 영상은 CT(컴퓨터단층촬영) 60~70명, MRI 5~10명이다. 허 교수는 “판독하는 MRI 중 턱관절 환자가 50%, 암 환자가 50% 정도인데 이중 턱관절이 불편해 MRI를 찍었다가 A씨처럼 암을 발견하거나 다른 병소를 발견하는 경우가 10% 정도 된다”고 말했다.

치과에서는 주로 방사선 촬영인 파노라마와 CT를 찍는데 치아와 턱뼈 등 경조직 질환 진단에 쓰인다. 하지만 구강암의 80~90%는 구강점막, 혀 등 연조직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파노라마로는 확인이 쉽지 않다는 게 허 교수의 설명이다. 구강암은 전체 암의 1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다.

그는 “구강암 등 병소가 뼈를 파괴할 정도로 악화하면 방사선 영상에서도 관찰되지만 그때는 이미 턱뼈 등 병든 부위를 모두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급속 염증이나 혈액암 등 시급한 진단이 필요한 경우 MRI가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허 교수는 “신경치료, 임플란트 등 치과수술에서 세균에 감염돼 봉와직염 등 급속 염증이 발생한 경우 구강과 인접한 뇌나 심장에 파급될 수 있는 염증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MRI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혈액암은 초기에 혈액검사로도 진단이 힘든 경우가 종종 있는데 MRI로 골수조직의 변화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턱관절이 불편해서 온 45세 환자(A씨)의 3가지 영상. 파노라마(위)와 CT(아래 왼쪽)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임파절이 MRI(아래 오른쪽) 영상의 왼쪽(화살표)에 나타났다./사진제공=서울대치과병원턱관절이 불편해서 온 45세 환자(A씨)의 3가지 영상. 파노라마(위)와 CT(아래 왼쪽)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임파절이 MRI(아래 오른쪽) 영상의 왼쪽(화살표)에 나타났다./사진제공=서울대치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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