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과학기술'에 꽂힌 이유는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9.02.13 20:02
글자크기

[the300][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2-③ 北 과학정책, 경제 연계·교육에 방점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원을 방문해 훌륭한 연구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친필 문구를 남겼다고 21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6.21/뉴스1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원을 방문해 훌륭한 연구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친필 문구를 남겼다고 21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6.21/뉴스1


김정은이 '과학기술'에 꽂힌 이유는
과학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높은 관심은 올해도 '진행형'이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과학교육사업'과 '과학기술의 첨단산업화'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과학기술을 강조한 건 과학기술이 인민생활 개선을 꾀할 수 있는 직접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인민생활 개선 달성은 자신의 정당성과 직결돼 있다.



이 점에서 김정은 시대 북한 과학정책은 자연스레 경제와 연계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인 2013년 제9차 전국과학자기술자대회에서 '지식경제'와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과학기술분야 핵심 지표로 밝혔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이 2016년부터 경제발전5개년전략(2016~2020)에 통합됐고 연구개발 체제도 개편 중이다. 북한 최고 소프트웨어 개발기관 조선컴퓨터센터(KCC)도 수익사업 위주로 개편했다.



경제에 연계한 만큼 실용적인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에너지, 경공업 등 북한 현실에서 즉각 필요한 곳이다. 거대담론 위주의 김정일 시대 과학정책과 대조적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일례로 BT의 경우 김정일 시대 땐 클로닝(세포 복제기술) 등 첨단 기술 얘기를 했다. 반면 김정은 시대엔 농업지원에 주력한다. 유전자 조작 품질개량, 농약개발, 성장촉진제, 미생물 비료 등 당장 쓸 수 있는 기술이다.

군수부문을 민간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북한에서 국방과학에 대한 강조는 핵 무력 완성 선언(2017년 11월) 후인 지난해부터 크게 줄었다. 올해는 경제건설에 군수 분야 자원을 활용하는 추세다.


이미 군수공업부(북한 군수산업 연구를 지휘하는 노동당 산하 조직) 산하 ‘5월 11일 공장’은 태블릿PC, TV 등을 만들고 있다. 민군겸용인 셈이다. IT 중 소프트웨어 등에서도 민간분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엔 민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군수분야가 많지는 않다. 1980년대 군수분야를 민간으로 돌린 중국은 핵 연구소를 원자력 발전으로 돌렸지만 북한은 원자력 발전소를 만들 기술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민과학기술인재화' 이행을 위해서는 원격화상교육이 급격히 확산됐다. 특히 내부 인트라넷을 통한 대학 원격 교육이 발달해 있다.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이 원격교육대학을 개설 중이다.

한편 과학 분야에서 남북이 협력 할 수 있는 분야로는 재난 방지 등 인도적 분야와 학술분야가 거론된다. 백두산 화산, 태풍, 홍수 등 기상협력은 대북 제재 국면인 지금도 가능하다.

우리 쪽 기상위성을 활용한 협력이나 북에 기상관측소를 설립해 공동으로 예측 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임진강 부근 등 접경지역 수자원 이용의 협력도 있다.

IT 분야에선 원격교육이나 원격진료가 협력 가능한 분야다. 북한은 평양의 의사가 지방에 화상으로 진료하는 원격 의료가 발달 돼 있다. 한다. 원격교육 콘텐츠 공동개발 등도 당장 할 수 있는 교류로 꼽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