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한국당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8일 오후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당원 교육에 앞서 당원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2019.2.8/뉴스1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머리는 가발일까. 지극히 한 개인의 사적 영역이지만 대중은 적잖이 궁금해한다. 수년 전부터 회자 됐고 여전히 포털사이트에서 '황교안'을 치면 '가발'이 연관검색어로 뜬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황 전 총리는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했다. 담소 중 조심스레 가발 질문이 나왔다. 답은 비교적 단호했다. 그는 "만져 보세요"라며 웃었다. "보면서도 그런 질문을 한다"고도 했다. 항상 일정한 스타일이 '의혹'을 부른다는 점을 의식한 듯 "스타일을 바꿔보려고 한다"는 말도 했다.
'친황'이니 '친박'이니 하는 말에는 "굳이 계파를 말하자면 나는 '친한'(친대한민국)"이라고 한다. 1월15일 입당한 이후 계속 그랬다.
가장 유력한 당 대표 후보이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1위(리얼미터 1월29일 발표)로서 어쩌면 당연하다. 굳이 논란을 만들 이유가 없다. 정치 새내기가 당에 들어오자마자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하지만 언제까지 모범생일 수 없다. 명망과 경력, 이미지로 단숨에 대선주자로 떠올랐다가 바람처럼 사라진 헤비급 신인들은 많았다. 게다가 넘어야 할 벽도 양쪽에 있다. 중도나 왼쪽에서는 친박이라하고, 오른쪽 일부에서는 '주군이 감옥에 있는데…'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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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보수 통합의 로드맵, 경제와 안보 정책을 하나하나 제시해야 한다.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대권을 위해 가혹한 검증과 평가는 필수다. 두루뭉술하고 듣기 좋은 말은 옳지만 유효기간이 짧다.
황 전 총리의 높은 지지도는 새로움에 목마른 보수층의 간절함이다. 탄핵 사태 이후 마음 붙일 곳 없는 보수 성향 국민들에게 실력 있는 지도자는 절실하다.
기대가 크면 무서운 법이다. 황 전 총리가 앞으로 보여줄 비전과 행보에 따라 열광 혹은 싸늘함이 몰려올 수 있다. 당장 보름 후 전당대회를 앞두곤 당권 후보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며 당이 혼란에 빠졌다. 잘잘못을 떠나 논란의 중심에는 황 전 총리가 있다.
가발인지 만져보라고 했을 때야 진짜 만지는 사람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내놓는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만져보고 당겨보고 풀어헤쳐 볼 것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 성경에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은 넘어짐의 앞잡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듣겠다고 말해온 황 전 총리의 초심이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