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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펍은 이렇게 스타를 꿈꾸며 무대에 오르는 밴드의 음악소리가 매일 울려퍼지는 곳으로, 또 퇴근 후나 주말에는 사람들이 어울려 맥주 마시며 축구 경기를 보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영국내 펍 숫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1만1000여곳 줄었습니다. 5만여곳 중 22%가량이 문을 닫고 3만9000여곳만이 남은 것입니다.
/사진=Flickr.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여기에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업체가 성장하면서 영국인들의 생활패턴이 바뀐 것도 한몫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영국인들이 퇴근 후 펍에 가기보다는 맥주를 사들고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방콕족'으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넷플릭스 영국 가입자수는 지난해 3분기 전년 대비 220만명(30%) 증가한 97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2014년 3분기 영국 넷플릭스 가입자수(300만명)와 비교하면 4년새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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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유로는 금주 캠페인인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가 지목됩니다. 1월 한달간 금주를 하자는 이 캠페인은 최근 몇년 새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더니 올해는 420만명이 서명에 동참할 정도로 인기입니다. 가뜩이나 고군분투하는 펍들이 1월 한달은 통째로 장사를 접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영국에서 펍이 사라지고 있다면 이웃나라 프랑스에선 노천카페가 걱정거리입니다.
'노인과 바다'의 어니스트 헤밍웨이, '위대한 개츠비'의 피츠제럴드가 사랑했던 프랑스 노천카페 역시 현지인들의 생활 방식 변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도태되고 있는 것 입니다.
프랜차이즈를 꺼려하던 프랑스인들은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맥도날드, 스타벅스 같은 곳을 찾기 시작했고, 음식 배달 서비스도 보편화되면서 더 이상 친구나 가족들과 둘러앉아 2~3시간씩 천천히 식사를 즐기는 프랑스 고유의 문화를 즐기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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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들 역시 이제는 밖에서 사먹기보다는 집에서 배달시키기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파리 등에는 4~5개의 음식배달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중 독일의 푸도라는 2015년 파리에 진출해 매년 20~40%씩 주문이 늘고 있고, 2016년 파리에 입성한 우버이츠는 2년 새 매출이 2배나 증가하는 등 폭발적 성장세입니다.
과거 미국의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는 경쟁 상대로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를 꼽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닌텐도 게임기를 잡고 집에서 나오지 않으면서 나이키의 운동화와 운동복 판매가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명물들도 이 같은 새 경쟁자들을 만나 고전하고 있습니다. 영국(4000만명)과 프랑스(9000만명)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한해 1억3000만명에 달합니다. 여전히 유명 관광지의 펍이나 노천카페는 이 덕분에 불황을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펍과 노천카페를 외면하는 현지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관광객들만 북적인다면, 먼 훗날 '명물'이라는 명성마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