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빼다 턱뼈종양 발견…생명 구한 영상판독"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19.01.3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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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14>영상판독4]②박세훈 서울니어치과 원장 "판독전문의 협진 해야"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사랑니 빼다 턱뼈종양 발견…생명 구한 영상판독"


"사랑니 빼다 턱뼈종양 발견…생명 구한 영상판독"
'연중기획-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는 코스피상장사 메디파트너생명공학 (70원 ▲7 +11.11%)의 모회사인 메디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영상판독만 잘 돼도 수많은 로컬병원(1차 진료기관)에서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가 가능해집니다. 모르고 넘어갈 뻔한 질환을 발견하는 사례는 물론 시진(視診)과 파노라마 엑스레이만으로 판단이 확실하지 않을 때 영상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면 확실해지니까요."



박세훈 서울니어치과 원장(사진)은 영상판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부분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에 파노라마 엑스레이 정도를 추가하는 로컬병원 진료방식에 CT(컴퓨터단층촬영)와 전문영상판독이 더해질 경우 진료의 질이 훨씬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장에서 놓칠 뻔한 염증을 전문영상판독을 통해 발견한 경험은 박 원장의 이러한 믿음을 더욱 확고히 했다. 지난해 11월 원격 영상판독시스템을 설치한 박 원장은 3개월 동안 영상판독을 통해 3명의 환자에게서 종양을 발견했다. 3명 모두 종양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치과를 찾은 환자였다.



그중 한 환자는 사랑니를 빼러 온 20대 중반의 젊은 청년이었다. 발치 신경마비 유발 가능성 때문에 CT를 촬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대편 턱뼈에서 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박 원장은 “악성종양으로 의심되는 상황이어서 치료가 시급해 큰 병원으로 보냈다”며 “사랑니 발치에만 신경 쓰고 환자의 종양을 놓쳤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턱뼈를 포함해 뼈나 피부에 생기는 종양은 전이속도가 빨라 위험한 종류로 분류된다.

박 원장은 “솔직히 처음에는 전문영상판독보다 현장경험과 판단을 더 믿었다”며 “하지만 단 1%의 확률이라도 현장 의사들이 놓칠 수 있다는 걸 알고 나니 생각 자체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종양이 심각하게 아프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낭종(물혹·종양의 한 종류)이든 악성종양이든 종양은 대부분 심한 통증보다 ‘불편함’을 느끼는 데 그친다. 불편함을 느낄 경우 보통은 파노라마 엑스레이를 찍어 확인해보지만 최악의 경우 파노라마 엑스레이의 왜곡 때문에 종양을 놓칠 수도 있다.


끝으로 박 원장은 전문영상판독이 일상적으로도 진료의 방향을 한 번 더 확인해주는 ‘슈퍼바이저’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발치가 필요하지만 다른 이상소견이 발견될 경우 발치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것.

박 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치료의 방향을 객관적으로 정해주는 슈퍼바이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로컬병원에서 대학병원처럼 다양한 과, 다양한 의료진의 협진이 가능해지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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