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개인투자자 파생상품 진입 문턱 낮춘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1.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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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파생상품시장 사업계획 발표 "파생상품 진입 장벽 높아 암호화폐나 해외선물로 빠져"

한국거래소가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 진입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해외선물이나 암호화폐 등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파생상품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

한국거래소는 30일 2019년 파생상품시장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창희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개인의 위험투자 수요가 있는데 파생상품 진입 장벽이 높다 보니 이 수요가 암호화폐나 해외선물 등으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사설 선물업체를 통해 투자하다가 사기 등 피해를 보기도 한다"며 "위험투자 수요가 음지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 시장 진입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파생상품에 투자하려면 3000만원의 예탁금을 내고 사전 교육(30시간), 모의거래(50시간) 등의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거래소는 구체적인 진입요건 완화 방안은 현재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다.



거래소는 이 외에도 △파생상품 라인업 다양화 △시장제도 개선 △시장조성자 기능 제고 △케팅 강화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파생상품 라인업 다양화와 관련해 거래소는 정교한 위험관리, 다양한 수익구조의 상품 설계 및 헤지·투자수단 제공 등을 위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주식파생상품의 경우 유연한 위험관리수단 제공을 위해 코스피200 옵션의 만기를 다양화하는 한편 개별주식선물·옵션, ETF선물 추가상장 및 코스닥시장 활성화 지원을 위한 유망상품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금융파생상품의 경우 다양한 헤지·투자수단 제공을 위해 단기 및 초장기 금리선물의 순차적 도입으로 만기구조를 다양화하고 금리상품간 연계거래 편의를 위해 상품간 스프레드 거래를 도입키로 했다.


투자자 거래편의 및 위험관리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거래소는 먼저 투자자의 합리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옵션변동성 산출방식을 포함한 위탁증거금 제도를 정비키로 했다.

또 알고리즘거래 증가에 따른 주문착오 방지를 위해 일괄주문취소제도(Kill Switch)를 개선하는 한편 시장참가자의 규정 이해도 제고를 위해 파생상품시장 업무 규정을 전면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파생상품시장에서 투자자가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시장조성자 기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는 만기이월이 용이하도록 시장조성 대상 종목을 확대하는 한편 거래가 부진한 주식옵션 활성화 등을 위해 시장조성자(예: 옵션특화형 시장조성자)를 추가 모집키로 했다.

이와함께 실적이 부진한 조성자의 퇴출을 강화해 조성자간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저유동성상품 의무이행 달성 시 인센티브 지급률 상향, 시장기여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신규 투자 수요 발굴을 위한 마케팅도 강화된다. 거래소는 헤지·사모펀드 등의 시장참여 제고를 위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투자자 유치 확대를 위해 싱가포르 금융청(MAS)으로부터 RMO인가 취득 및 FIA 포럼 개최 등을 진행키로 했다.

금·석유·배출권시장의 활성화도 나선다. 배출권시장에는 유상할당물량 경매제도와 시장조성자제도를 도입하고 석유시장에는 알뜰공급자-주유소 간 거래 장내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추진하는 등 일반상품시장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주유소 그룹별 커뮤니티 활성화와 배출권 협의체 등을 통한 장외거래 유치, 금 간접투자 상품 출시 지원 등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거래소는 장외 파생상품의 투명성을 높이고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모든 장외 파생상품 거래정보를 관리하는 거래정보저장소(TR·Trade Repository)도 설립할 방침이다.

주요 20개국(G20)이 2009년 정상회의에서 도입하기로 합의한 TR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저장, 감독 당국에 보고하고 공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오는 4월 TR 시스템 개발업체를 선정하고 내년 7월 가동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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