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왜 '배터리'인가…전기차 대중화·적용범위 다양화 기대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9.01.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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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삼국지]④'방전' 문제 해결할 전고체배터리에 완성차·화학업체 적극투자중

지난해 10월 10일 서울 강남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 플러스 2018' 통합 전시회에서 삼성SDI 전기차 베터리 셀이 장착된 차량이 전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mangust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지난해 10월 10일 서울 강남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 플러스 2018' 통합 전시회에서 삼성SDI 전기차 베터리 셀이 장착된 차량이 전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왜 배터리인가. 전문가들은 향후 배터리 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이유로 △전기차 대중화 △4차 산업혁명시대 배터리의 적용 범위 다양화를 들고 있다.

폭스바겐, 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차세대 자동차 연구개발의 초점을 전기차에 두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5년 뒤 양산할 신차개발 프로젝트의 중심을 전기차에 두고 있다. 자동차시장 점유율 10% 이상으로 1위인 폭스바겐은 2020년 3만달러(약 3400만원) 이하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면서, 2025년까지 연간 300만대 이상 전기차를 판매하고 50종 이상의 전기차 차종을 갖추겠다는 '로드맵 E' 계획을 선언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적용 범위는 차츰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기스쿠터, 전기자전거를 비롯해 무선청소기 등에 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전기자전거, 전기모터사이클을 비롯한 모빌리티 혁명이 배터리 산업도 키운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세계 전동공구용 배터리 수요는 2012~2016년 4년 만에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각종 산업공구와 선박, 무인항공기에도 배터리가 쓰일 전망이다.



그렇다면 배터리의 '한계'는 무엇일까.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줄여야 하지만, 무엇보다 배터리의 최대 단점은 '방전'(discharge)이다. 가령 테슬라 '모델 X' SUV 전기차를 충전 50%인 상태에서 추운 밤에 세워두면 다음날 아침 충전율이 30%까지 내려간다.

이때문에 리튬이온배터리 진영과 반대편에 있는 수소연료(fuel cell) 전문가들은 수소는 방전없이 비축 가능하며, 필요한 경우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연중 저장능력(seasonal storage)'이 있다고 주장한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영하의 추운 날에는 '얼어서' 전기차 가동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같은 방전과 추운 날씨 등 악천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고체로 된 '전고체 배터리(all solid-state battery)'다.

전고체 배터리는 미래 전기차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화학 업체는 물론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의 주행거리 향상, 충전시간 단축, 안전성 및 내구성 확보 측면에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투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고체로 만든 것으로, 아직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 열과 외부 충격에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물 안에서 하던 수영을 겹겹히 쌓인 고체 벽을 차례로 뚫어가며 고체 안에서 해야한다'고 표현될 정도로 기술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일본 기업들이 정부 지원까지 받아가며 적극 추진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한국에 뒤진 경쟁력과 자존감을 전고체 배터리에서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를 '게임 체인저'로 보고 특허, 소재, 공정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총 1조5000억엔(약 15조4000만원)을 투자해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오는 2022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출시할 계획이다.

토요타는 또 최근 전세계 배터리 1위인 파나소닉과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51:49 비율로 내년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려는 토요타와 한국·중국 배터리 업체의 맹추격을 따돌리려는 파나소닉이 힘을 합친 것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스타트업 지분 인수 및 자금 투자를 통한 기술 제휴(파트너십) 방식을 택하고 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은 10억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를 통해 전고체 기업 '아이오닉 머티리얼'에 투자했다. BMW는 미국 '솔리드 파워'와 기술협력을 맺었다.

폭스바겐은 미국 스타트업 '퀀텀 스케이프'의 지분 5%를 인수했다. 현대차 역시 작년에 미국 전고체 배터리 업체 2곳(아이오닉 머티리얼스, 솔리드 파워)에 각각 56억원과 약 33억원을 투자했다.

LG화학 (402,500원 ▲7,000 +1.77%), 삼성SDI (434,000원 ▲13,000 +3.09%), SK이노베이션 (111,100원 ▼1,600 -1.42%) 등 국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를 선행 연구중이다. 안전성 확보가 숙명인 전기차 배터리 개발 특성상 고체상태의 전해질은 궁극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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