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진 주주권 행사' 내달 1일 결판난다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세종=민동훈 기자, 신아름 기자 2019.01.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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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레 더 회의 개최 가능성, 한진칼 경영참여 찬성 의견 가능성 제기

국민연금 '한진 주주권 행사' 내달 1일 결판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가 내달 1일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에 대해 최종 의결한다.

24일 정부 및 기금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금위는 내달 1일 오전 8시 서울에서 회의를 갖기로 방침을 정했다. 기금위 관계자는 "회의는 20명 위원들의 참석 가능 여부를 물어 1일 개최하기로 잠정 결정됐다"며 "다만 기금위 위원들의 일정과 의견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권행사 여부, 범위와 관련해 전날 개최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자책임위) 위원들의 논의 내용을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실평위)와 기금위에 보고키로 했다. 또한 다음주 실평위에서 논의한 뒤 기금위에서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 상법에 따라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경영참여 주주 제안은 전년도 정기 주주총회일(3월 23일)로부터 6주전까지 이사회에 통보돼야 한다. 물리적으로 내달 8일까지는 적극적인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와 범위를 결정해야 주주 제안이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금위가 내달 1일 회의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그 다음 주 한 차례 더 회의를 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금위는 이번 회의에서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합의제 방식으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위 안팎에선 "기금위가 내달 1일 회의에서 전날 산하 수탁자책임위의 반대 다수 의견을 수용해 반대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시민단체와 정부 등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여론이 확산하면 찬성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날 개최된 수탁자책임위에선 9명의 위원 중 5명이 경영참여 주주 제안 시 단기매매차익 반환과 추격 매수 등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해 대한항공과 한진탈에 대한 이사 해임, 사외이사 선임, 정관변경 제안 등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


현재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경영 참여를 하게 되면 지분 변동을 5일 내 공시해야 하고 6개월 이내 단기매매 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지분 변동에 따른 기관과 개인 등의 추격 주식 거래로 주가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최근 한진그룹 계열사의 기업가치 하락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로 시민단체 등에 이어 정부 내에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발언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문 대통령은 전날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에서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문재인 정부는 공정경제 실현과 자본시장 발달을 위해 기업의 중대·명백한 위법활동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행사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라며 적극적 주주권 행사(여부와 범위)에 대해서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논의결과를 참고하여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논의·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 변화 등도 기금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위원들의 성향과 의견 등을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기금위가 한진칼에 대해 수탁자책임위의 반대 다수 의견과 달리 찬성 의견을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금위 위원은 "한진칼의 경우 대한항공과 달리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에 있어 기금위가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에 대해 찬성으로 의견을 모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전날 수탁자책임위 위원들은 한진칼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에 대해 5명이 반대했고 4명이 찬성했다. 반대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찬성 의견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기금위에서 결과가 바뀔 수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반대 7명, 찬성 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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