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은 행장 "올해 62조원 지원…수출 중기 돕겠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1.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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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車·조선업 "리스크 테이커 되겠다"…지방 이전 가능성엔 "정부와 국회가 합리적 판단할 것"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수출입은행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수은)이 올해 총 62조원의 금융 지원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보다 약 4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은성수 수은 행장은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이 없어서 수주를 못 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노력하겠다"며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안'을 발표했다.

수은은 올해 수출 관련에 31조2000억원, 해외사업 11조2000억원, 수입 6조5000억원 등 48조9000억원을 대출에, 1000억원 투자를 더해 총 49조원 규모의 자금공급을 계획했다.



우선 여신은 작년보다 1조원 늘어난 49조원을 목표로 정했다. 수출 관련 대출은 2조8000억원 늘어난 31조2000억원, 해외사업은 1조7000억원 줄어든 11조2000억원으로 책정했다. 또 보증은 건설·플랜트·선박 등 수주산업 회복세를 고려해 3조9000억원 늘어난 13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금융주선 강화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미개척 자원보유국이나 거대 내수시장 보유국 등을 '핵심전략국'으로 선정하고 내년까지 2020년까지 10대 신흥시장으로 육성한다.



또 우리 기업의 신북방·신남방 진출 지원을 위해 리스크가 높은 국가 사업의 경우 다른 ECA(공적수출신용기관)·MDB(다자개발은행)와 협조 융자를 통해 사업성 심사를 보완하고 리스크를 분산한다.

산업별로는 △발전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원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건설·플랜트는 단순 도급보다는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을 지원하며 △자원은 리튬‧구리 등 4차 산업 전략광물과 주요자원 확보를 지원하고 △조선·해운업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와 해운사 선대 확보를 중점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은 행장은 업황이 나쁜 자동차·조선업에 대해선 "능동적인 리스크 테이커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수출·매출 감소와 신용등급 하락 등에 따른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조선업은 시황이 회복될 때까지 생존과 경쟁력 유지에 필요한 조선사별 맞춤형 금융지원 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은이 RG(선수금환급보증)을 제때 발급해주지 않아 조선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지나치게 저가 수주하면 RG를 발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의 교훈"이라며 "이 원칙을 지키되 중소 조선사가 회생 가능한 수주를 한다면 최대한 발급하도록 균형감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은 행장은 "지난해 5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뒀다"면서 "수은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다졌다"고 자평했다. 수은은 지난 2016년 조선업 불황으로 설립 이래 처음으로 1조5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고강도 자구책을 통해 2017년에는 17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한 바 있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수은의 지방이전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이에 대해 은 행장은 "지방이전 논의도 여러 목적과 목표가 있어서 얘기되는 것인 만큼 정부와 국회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은은 수익 6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EDCF를 비롯해 대외지향적 업무를 담당하는 특수성이 있다"면서 지방 이전 시 부정적 영향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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