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베이징대기질 지난해 수준 유지" 여유? 속도조절?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01.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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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조기달성, 외부 유입분·생활 미세먼지 감축 주력…경제여건 감안한 것 분석도

中 "올해 베이징대기질 지난해 수준 유지" 여유? 속도조절?


중국이 올해 수도 베이징시의 초미세먼지(PM2.5) 기준 대기질 개선 목표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미 2020년까지 대기개선 목표를 조기에 달성한 만큼 이를 유지하고 수성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에선 미중 무역전쟁 여파 등으로 어려워진 경제 여건을 감안해 대기 개선에도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류빙장 중국 생태환경부 대기환경국장은 전날 가진 월례브리핑에서 "올해와 내년 2년간 베이징의 미세먼지 감축 조치는 다른 지역에서 발생해 이동해오는 먼지와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먼지에 집중된다"면서 "이를 통해 PM2.5를 큰 폭으로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류 국장은 이 때문에 "베이징은 2019년 목표는 진지를 지키고, 성과를 굳혀서 (지난해 PM2.5 수치인) 51㎍/㎥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대 승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간에 대기질을 개선할 수 있는 조치들이 거의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는 대폭적인 미세먼지 절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베이징시는 최근 3년간 미세먼지가 예상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줄었다. 2016~2020년까지 적용되는 '13.5 규획'에 반영된 베이징의 대기오염 개선 목표는 30% 감축으로, PM2.5 56㎍/㎥ 달성이었다. 매년 평균 약 5㎍/㎥를 줄여야하는 것으로 그때까지 역대 중국 전국 평균 감축분이 매년 약 3%였던 것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목표였다.

하지만 베이징의 PM2.5 농도는 지난 2017년 57㎍/㎥에 이어 지난해에는 51㎍/㎥까지 떨어지면서 2020년 목표치를 조기에 달성했다. 2016년부터 3년만에 37%를 절감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2016년 '대기오염방지 행동계획'을 시행하면서 대대적인 대기개선에 나선 결과다. 베이징은 지난해까지 총 110만 호의 석탄 난방을 천연가스나 전기 난방으로 바꿨는데 이중 85%가 2016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졌다. 이 기간 중 수천개의 '산란오(散亂汚) 기업(소규모 오염기업)'도 정리됐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 2년 간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 단기간에 큰 폭의 절감이 쉽지 않은 부분에 정책을 집중키로 한 만큼 베이지의 대기 개선 속도도 이전 보다는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올해 베이징의 PM2.5 목표 수치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잡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류 국장은 "(PM2.5 농도가 큰폭으로) 더 떨어지려면 베이징의 비수도 기능 이전을 통한 해결이 근본적인 해법인데 이는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베이징의 한 대기 전문가는 "지난해 성과에는 기후적인 요인도 상당히 작용했기 때문에 올해 목표를 다시 낮추는 데 조심스러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중국 정부가 눈에 띄게 부진한 경제 환경 등을 감안해 대기개선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면 추가로 새로운 목표를 정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9월 내놓은 '2018~2019년 가을 겨울철 대기오염종합관리행동방안'에서도 중점 관리 대상인 베이징 등 28개 도시의 추, 동절기 6개월간 PM2.5 평균 농도를 1년 전보다 3% 안팎으로 줄이도록 했다. 이는 당초 초안에 있던 5% 감축에서 후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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