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50대 벤츠 부사장, 퇴근후 '클럽 DJ'로 변신한 사연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9.01.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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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상국 벤츠코리아 세일즈 총괄 부사장…'비트'로 직원·고객들과 소통하며 회사 성장까지

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 총괄 부사장/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 총괄 부사장/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헤이 요~ DJ 쿠키(Kookie)"

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 총괄 부사장에겐 사내에서 통하는 또 다른 예명이 있다. 이름 마지막 '국(Kook)'자를 딴 DJ 쿠키다.

3년간 사내외 행사에서 디제잉(DJing) 공연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며 친근감을 얻었다. 실력이 입소문 나면서 내부 행사는 물론 딜러사·고객(AMG)·출입기자단 대상 외부 행사에서도 고정 출연하다시피 했다.



중학생 딸을 둔 50대(1969년생) 중년 고위 임원과 디제잉, 왠지 어울리지 않은 조합 같다. 그것도 추억의 신당동 떡볶이집 DJ가 아닌 정통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 DJ라니.
디제잉 공연을 하고 있는 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 총괄 부사장(오른쪽부터)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과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디제잉 공연을 하고 있는 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 총괄 부사장(오른쪽부터)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과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내 체육대회에서 공연을 기획하며 디제잉을 처음 접했다. 그의 '디제잉 스승'은 무려 20살 아래 신입 직원이었다. "일과가 끝나고 디제잉의 세계로 들어가면 그때부턴 '스승님'에게 혼나가며 사사받았죠.(웃음)"

디제잉은 한동안 감춰졌던 그의 '음악 본능'을 소환시켰다. 대학 시절 노래방 반주를 신시사이저로 만드는 알바를 했고, 대학가요제(1993년, 예선탈락)에 출전할 정도로 열정 넘쳤던 그다. 디제잉은 시·공간의 제약이 적어 혼자도 연습하고 즐길 수 있어 바쁜 그에게 제격이었다.



사실 무엇보다 이 부사장이 갈구했던 건 '소통'이다. "우리 직원들 평균 연령대가 30대 초반입니다. 젊은 조직이다 보니 소통이 업무에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부분이죠."

'부사장'이라는 타이틀이 후배들에겐 높은 벽처럼 다가올 수 있지만 리듬과 비트 라는 윤활유를 통해 그 벽을 허물 수 있단 얘기다. 더욱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 자동차 기업 문화도 더 수평적이고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게 이 부사장의 철학이다.

이런 노력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조직도 함께 고속 성장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국내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업계 첫 연간 7만대 돌파라는 대기록도 썼다. 이 부사장도 그간 맡아 온 네트워크·트레이닝아카데미 부문에서의 공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독립 신설된 세일즈 부문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벤츠코리아는 한국에서 5년 전부터 사회공헌 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앞으로 디제잉 공연으로 '재능 기부'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 총괄 부사장(왼쪽)이 회사 행사에서 디제잉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 총괄 부사장(왼쪽)이 회사 행사에서 디제잉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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