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증권사 종합금융투자 총괄 대표는 해외 브로커들이 들고 온 딜을 검토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해외에 좋은 딜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미국, 유럽, 호주 등 다양한 나라에서 딜을 들고 오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딜의 종류는 빌딩, 호텔 등 부동산 투자가 주를 이루지만 공사비 대출, 인프라 사업,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해지고 있다. 딜을 들고 오는 나라도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서 동남아 등 신흥국까지 확대되고 있다.
B증권사 IB부문 대표는 "해외에서 투자를 많이 하다보니 빅딜에 지주 초청을 받는 상황이 됐다"며 "한국 증권사가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최근 들어 다양한 해외 투자에 나서면서 투자 기회가 더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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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통해 지난해 동남아의 대표적인 승차공유업체인 '그랩' 1억5000만달러(약 1686억원) 투자, 인도네시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회사인 '부깔라팍'에 5000만달러(560억원) 투자 결정, 세계 최대 드론제조업체인 'DJI'에 지분 투자(1200억원)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으로서는 역대 최대인 3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태양광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배경도 현지에서의 적극적인 딜 제안과 하나금융투자의 니즈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평가 받는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 정책으로 글로벌 IB 시장에서 중국계 자금이 막혀 있는 분위기"라며 "이를 대신할 뉴 머니로 '한국 자금'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딜은 넘쳐나지만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며 "제대로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을 하지 못하면 증권사의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대형증권사가 빅딜 몇 개를 했지만 아직 2부 리그 수준"이라면서 "1부는 아직 그들만의 리그 영역이고 한국은 이제 시작 단계로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