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주, 반등 채비하나… "불황이 호재"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9.01.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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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 수요 둔화하는데 LCC는 인천공항 점유율 최고치… 1Q부터 저유가 효과도 반영

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주항공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주항공


여객 수요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LCC(저비용항공사)들이 불황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인천공항 점유율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일본 자연재해에 따른 여객 수요 감소 등 악재에 떨어졌던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월 국제선 여객수는 전년동월 대비 8% 늘었다. 8개 국적사 기준으로는 7% 증가하는 데 그쳐 11월에 이어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항공수요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늘어난 공급 부담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LCC들의 국제선 여객수는 전년동월 대비 17% 증가했고, 국적 LCC들의 합산 점유율은 월별 사상 최고치인 31.5%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까지는 고유가와 경기둔화에 따른 지방발 관광수요 감소로 실적이 컨센서스(영업이익 156억원)를 크게 밑돌겠지만, 올 1분기부터 실적 회복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그나마 버텨주던 중국노선 수요 증가가 둔화하면서 여객 수요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유가 하락이 본격적으로 상반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불황기에 수요가 집중되는 LCC의 점유율 개선에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전체 비용에서 약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비는 싱가포르 제트유 기준 10월 초 고점 대비 약 3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그러나 연료 매입시기와 연료단가의 시차를 고려할 때 4분기에는 미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 들어서야 연료단가 하락에 대한 효과가 정상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에는 일본 지역에서 자연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여객수요 이연이 1분기에 예상된다"면서 "비용 측면에서도 국제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외 불확실성과 유가 부담이 커지는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속에서 LCC 간 규모의 격차는 벌어지는 추세다. 제주항공은 꾸준히 노선을 늘려온 결과 12월 국제선 점유율이 처음으로 9%를 넘어섰다. 진에어가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파문'으로 항공기를 못 늘리는 사이 제주항공은 1위 LCC 지위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차를 두고 늦게 낮아지는 유류할증료 효과가 더해지면서 1분기부터 유류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공급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기 때문에 상위업체 중심의 선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내 대표 LCC주인 제주항공 (11,020원 ▼80 -0.72%)은 전날대비 450원(1.34%) 오른 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저점(2만7600원)보다는 23.2% 오른 것이지만 5월고점 대비로는 여전히 34.6%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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