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승 잡플래닛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황 대표가 창업에 뛰어든 건 10년 전 스물다섯일 때다. 미국 유학생활을 접고 소셜커머스 업체 ‘베스트플레이스’를 차린 게 시작이었다. 취업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대학을 중도에 그만두면서까지 창업을 서둘렀던 건 “못 참아서”였다. 만들어보고 싶은 서비스가 자꾸만 떠올랐다고 했다. 이후 ‘프라이빗라운지’. ‘로켓코리아’ 대표를 거쳐 2013년 ‘잡플래닛’ 대표가 됐다.
그렇게 리더의 자질을 키운 그는 잡플래닛에서 ‘친구 같은 리더’로 통한다. 직원들은 그를 ‘희승님’으로 부르고 황 대표도 직원을 마찬가지로 호칭한다. 인터뷰 사진을 찍을 당시 황 대표가 포즈를 취하자 직원들이 몰려와 “희승님 좀 보라”며 키득키득거리던 모습은 평소 그가 어떤 리더인지 방증했다. 직원들에게 황 대표가 평소 어떤 리더인지 물으니 “얘기를 잘 들어준다”고 했다.
“터놓고 얘기할 상대가 없었다면 정말 외로웠을 거예요. 혜민이(아내)랑은 모든 걸 터놓고 얘기해요. 어제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새벽 두시에 잤어요. 정보와 감정을 모두 터놓고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친한 친구죠. 혜민이는 닮고 싶은 리더이기도 해요. 강할 때는 강하지만 부드럽고 따뜻한 모습도 있는데 그 점을 배우고 싶어요.”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대의, 명분, 그리고 헌신이라고 생각한다. 스타일이 다르고 나이가 다른 리더는 있을 수 있어도 사람들이 주변에 모이고 공감하도록 하는 공통적인 것은 이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런 조건을 갖춘다면 아무리 젊고 어려도 훌륭한 리더가 된다고 믿는다.
-평소 생각하는 영리더 대표주자가 있다면.
▶영리더는 곳곳에 많이 존재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스트타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 기업을 이어받아 새로운 경영을 시도하려는 사람, 교탁에서 새로운 미래세대를 길러내는 사람 모두 영리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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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영리더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기성 세대가 만들어 놓은 탄탄한 과거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상황과 시대적 흐름에 맞춰 대한민국의 미래를 새로운 눈으로 재정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당연한 시대를 살며 국가라는 경계를 체감하지 못한 세대적 특징이 한국을 더 영향력 있는 국가로 만들 것으로 본다.
-한국 사회에서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 많은데 영리더로 느낀 어려움이 있다면.
▶우리 사회는 아직 '젊음'을 '미성숙함'이나 '부족함'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는 세월과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프레임을 선물하기는 하지만 영리더는 기존의 그것을 깨고 새로운 구조를 만든다.
-영리더로서 느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상식은 나이와 상관 없이 관통되니까 어려움을 느낄 때마다 상식적으로 접근했다. 더 투명하게, 더 평등하게, 더 싸게, 더 편하게, 더 빠르게……. 아무리 젊다고 해도 결정과 행동이 이처럼 상식적이라면 세대를 관통해 설득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영리더로서 생각하는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존중과 인정의 어려움이다. 경쟁자를,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신입을, 상사를, 시대의 흐름을 존중하면 우리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스스로 리더라고 생각하는지. 리더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리더가 돼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리더가 되기 위해 덜 말하고 더 들으려고 노력한다. 이견에 대해 감정을 섞지 않고 더 많이 듣되 매순간 좀더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힘쓴다.
-리더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리더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비전이라고 생각하는데 리더십은 이 비전을 실행하는 능력이라고 본다. 훌륭한 리더는 모두가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비전을 가졌고, 비전을 설득해내는 진심과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실행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리더로 평가받는 사람 중 롤모델이 있다면.
▶우리사회 대부분의 리더는 자신만의 비전과 실행력을 가지고 있다. 특정한 개인을 롤모델로 꼽기보다는 접하게 되는 모든 리더의 스토리에서 나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편이다.
-30년 후 모습을 그려보자면.
▶어려울 때나 좋을 때, 사업을 오랫동안 해왔던 선배들에게 많은 영감과 도움을 받았다. 30년 후에는 나 또한 미래의 영리더에게 도움을 주고 양성하는 것에 힘쓰고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