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임종석 비서실장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1.08. [email protected]
전임 비서실장이 후임자를 직접 소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9일 정치권은 임 실장이 청와대 내부에서,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떠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봤다. 아름다운 퇴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후임 실장 인선을 전임 실장이 발표하게 한 건 확실히 특이한 케이스일 것"이라며 "끝까지 임 실장에게 신뢰와 고마움을 표시한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박근혜정부의 첫 비서실장은 허태열, 두번째는 김기춘 실장이다. '허태열→김기춘' 교체 인사는 2013년 8월5일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발표했다.
11년 전인 2008년 6월20일, 이명박 대통령은 정정길 신임 대통령실장과 신임 수석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체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대선캠프 핵심이자 4대강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류우익 교수가 교체된 첫 비서실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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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이나 문책성 인사 의미가 강했던 경우엔 더더욱 전임자가 나설 수 없었다. 허태열 실장은 6개월 근무하고 물러났는데 도의적 책임을 진 측면이 컸다. 앞서 5월 박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때 윤창중 당시 대변인의 성추행으로 파장이 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함께 일할 비서진은 직접 (국민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2008년 인사는 임기 첫해 미국산 쇠고기수입 파동과 촛불집회 등 정치적 위기 속에 참모진을 대거 교체한 쇄신 시도였다. 전임자를 드러내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류 실장은 정부 출범 5개월만에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