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용기 '마지막 집회'…"결국 세상 움직일 것"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18.12.2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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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주최측 추산 11만명, 분노한 여성들 "시위 7개월, 여전히 불법촬영물 유통"

불법촬영 범죄를 규탄하는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6차 마지막 집회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불법촬영 범죄를 규탄하는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6차 마지막 집회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불법 촬영물 편파 수사를 규탄한 온라인 모임 '불편한 용기'가 마지막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기존 경찰과 사법당국을 향한 비판에 더해 '웹하드 카르텔'로 불리는 불법촬영물 유통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더해졌다.

불편한 용기는 22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6차 '편파판결·불법촬영 규탄시위'를 열었다. 이날 집회 참여 인원은 주최 측 추산 11만명에 달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붉은색이나 검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를 썼다. 광화문광장에는 출입구가 한 곳인 직사각형 모양의 펜스가 쳐졌다. 지난 집회와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여성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여성들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편파판결 편파수사 집어치워라', '유작마케팅 웹하드사 양진호'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올해 10월 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를 비롯한 불법음란물 수만건을 유포한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집회 주최 측은 "우리는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와 여성에 대한 범죄, 수사와 판결상에서 이뤄져 온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시위를 열었다"며 "시위가 시작된 5월19일부터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는 여성혐오 사회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선 다섯 차례의 집회와 마찬가지로 △예산을 통해 여성안전 우선순위를 높일 것 △불법촬영물 유통·피해자에 영상 삭제 비용 청구 등 웹하드 카르텔 근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계류 중인 여성 안전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했다.

이날 일부 참가자들은 삭발식을 진행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과격한 언사를 하기도 했다. '아XX페미(입으로만 여성주의를 말한다는 뜻) 남(男)대통령 사과하라', '첫 눈 왔다 탁현민 좀 내보내라' 등의 구호가 나왔다.


삭발식을 진행한 이들은 "오늘 제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위로 작은 용기를 내겠다"며 "우리의 불편한 용기는 결국 세상을 움직이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주최 측의 요청으로 집회 현장의 촬영을 통제했다. 한 남성은 휴대폰으로 수차례 촬영을 시도하다 주최 측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의 촬영 제한에 일부 시민들은 강한 항의 의사를 나타냈다.

이날 집회는 잠정적으로 마지막 집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이달 19일 인터넷 카페에 "6차를 마지막으로 시위를 무기한 연기한다"며 "더욱 거세질 백래시(시대적 흐름에 대한 반발)에 한국사회가 잡아먹히지 않도록 다각도로 주시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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