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손님은 차츰 줄었다. 새 건물에는 다른 편의점이 입점했다. 반경 100미터 안에 편의점 5곳.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금 씨는 낮에 아르바이트 직원을 두고 자신은 새벽 1시부터 편의점을 지킨다. 그는 "옆 편의점이 문을 닫지 않으니 24시간 할 수 밖에 없다"며 "마음 같아선 두 편의점이 격일제로 야간 장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머니투데이가 18일 통계청 통계지리정보서비스(SGIS)를 통해 3대 자영업(편의점·커피숍·치킨) 밀집도를 살펴 본 결과 전국 250개 시군구 중 편의점 과밀이 가장 심한 지역은 서울 중구였다. 커피숍, 치킨은 각각 부산 중구, 경남 거제시였다.
편의점 출점을 제한하는 업계의 자율규약이 18년 만에 부활한 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에 편의점들이 영업하고 있다. 앞으로 편의점을 신설할 때에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정하고 있는 100~50m의 담배소매인 지정거리와 상권 입지 특성이 참고하게 된다. 또한 경영이 어려운 편의점주가 폐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위약금을 면제 또는 감경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2018.1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피숍 과밀 1위인 부산 중구는 점포 1개당 거주인구가 114명에 불과했다. 서울 중구(125명), 서울 종로구(132명), 대구 중구(135명), 광주 동구(214명)가 뒤를 이었다. 제주 서귀포시(402명·10위), 경북 경주시(415명·13위), 강원 강릉시(460명·14위) 등 관광 도시이거나 커피로 이름 난 지역도 순위가 높았다.
다만 편의점, 커피숍 과밀 상위 지역이 거주인구가 적고 유동인구는 많은 지역인 점을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 행정·상업 중심지인 서울 중구·종로구, 부산 중구는 유동인구가 워낙 많아 이들을 상대로 한 편의점, 커피숍이 곳곳에 있다. 주거지역이 아닌 탓에 거주인구 대비 과밀 순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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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과밀 현상이 가장 심한 경남 거제시는 치킨집 1개당 거주인구가 885명이었다. 이어 경북 경주시(932명), 경북 구미시(976명), 대전 동구(988명), 경북 경산시(989명) 순이었다. 편의점, 커피숍과 달리 도 지역의 시군구가 상위권에 많았다.
예비창업자들이 22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18에서 다양한 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18.3.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들은 자영업 과밀 문제 해소를 위해 '입구 전략'과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창업하려는 사람에겐 과밀이 완화된 환경, 폐업하려는 사람에겐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얘기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퇴직금을 활용한 묻지마 창업, 막연한 창업이 폐업률을 높인다"며 "자신의 직무능력은 무엇인지, 자영업 업종별 경쟁은 얼마나 심한 지 관련 교육과 정보를 충분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자영업을 그만 두면 대부분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일자리로 이동하는데 안정적인 임금근로자로 전직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 확충 등 정부 지원이 적극 필요하다"고 말했다.
8일 서울시내 번화가의 한 상점에 임대문의 안내가 붙어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 해 폐업한 개인사업자 수가 84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대비 폐업 개인사업자 비율(단순 폐업률)은 무려 76%를 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연간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8.7.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