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만난 文의장…선거제 극적합의까지 24시간 추적해보니(종합)

머니투데이 조준영 , 최경민 , 김평화 기자 2018.12.16 14:36
글자크기

[the300]文대통령 "의원정수 300명-비례 100석 기본으로 여야 합의하면 지지"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도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위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며 문희상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도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위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며 문희상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여야 5당이 지난 15일 선거제도 개혁에 극적인 합의를 이루는 데 문희상 국회의장의 소통과 중재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 의장은 선거제 개혁에 관해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등 거대양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을 진행했다.

국회에 따르면 문 의장은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후 5시30분부터 6시10분까지 약 40여분간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문 의장은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농성 상황 등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국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을 기본으로 해서 여야 합의를 본다면 얼마든지 대통령으로서 함께 의지를 실어 지지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중앙선관위의 안은 '소선거구제+권역별 비례제(연동형)+의원정수 유지' 조합안이다. 의원정수 300명 유지, 지역구 200석과 비례대표 100석을 골자로 한다. 국회가 스스로 현재 지역구 의석수(253석)에 비해 53석을 줄여야 하는 게 숙제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건강에 대한 걱정과 함께 선거제도와 관련해 비례성과 대표성 보완 문제에 대해 일관되게 지지한다는 입장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은 문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와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손학규·이정미 대표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한 후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15일 단식 중인 두 대표를 만나고 곧이어 여야5당 원내대표 긴급기자회견 일정이 생기는 등 극적으로 선거제 개혁에 관한 합의문이 타결됐다.

문 의장이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데엔 선거제 문제로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 대통령도 이에 적극으로 화답하고 국회와의 소통의지를 밝히면서 정국의 출구전략을 찾을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취임 후 첫 원내대표 회동에서 선거제 개혁 합의에 전향적 입장을 보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역할도 컸다. 지난 15일 나 원내대표가 "기본적으로 모든걸 열어놓고 적극 검토하겠다"며 답보상태인 선거개혁 국면을 푸는 데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나 원내대표의 결정이 '통큰 양보'였다는 게 협상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평가다. 합의문 발표 후 김관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단식을 풀기로 했다"며 "나 원내대표가 당내 상황도 복잡한데 두 분 단식을 풀자는 마음으로 여러가지 적극적인 자세로 통큰 합의를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TOP